결국 사라진 ‘쥴리 벽화’ 문구…논란 커지자 자진 삭제
by이소현 기자
2021.07.30 11:59:40
서울 종로구 중고서점 측 흰 페인트로 문구 덧칠
벽화 앞 보수 유튜버 차량 1인시위 등 아수라장
29일 경찰에 신고 41건 접수…폭행시비도 발생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 아내 김건희씨로 추정되는 내용의 벽화가 논란이 된 지 하루 만에 문구가 지워졌다. 벽화 일대가 아수라장이 되는 등 혼란이 커지자 건물주 측은 자진해 삭제했다.
| 서울 종로구의 한 서점 외벽에 그려진 대권 주자 윤석열 예비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벽화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30일 오전 한 건물 관계자가 벽화의 글자를 흰색 페인트로 칠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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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전 8시 30분께부터 서울 종로구 관철동 한 중고서점 앞은 유튜버들이 몰려들어 장사진을 이뤘다.
보수 성향의 유튜버들은 차량 2대로 ‘쥴리의 남자들’이라는 문구와 김씨의 얼굴을 본뜬 듯한 한 여성의 얼굴 그림과 함께 ‘쥴리의 꿈! 영부인의 꿈!’이라는 내용이 적힌 벽화 앞에 세워 가려놓고 1인 시위를 했다. 진보 성향의 유튜버들도 몰려와 “불법시위”라고 지적하며, 생중계를 이어갔다.
벽화 앞을 막아선 차량으로 일대가 혼잡이 발생하자 종로구청 주차 관리 담당자가 과태료 부과 스티커를 붙이기 위해 나오기도 했다.
전날에도 벽화가 논란이 된 중고서점 앞은 아수라장이었다. 일부 유튜버들과 시민이 몰려와 1인 시위를 하는가 하면 벽화가 보이지 않도록 차량을 세워놓고 교통을 방해했다. 유튜버들은 확성기와 마이크를 들고 서로에게 욕설과 폭언을 했으며 스피커로 노래를 크게 틀어놓고 사이렌을 울리는 등 소음을 내기도 했다.
‘쥴리 벽화’에 대해 항의 차원에서 보수단체는 배우 김부선씨를 추정케 하는 그림을 들고 1인 시위를 하는 등 맞불을 놓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전날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10시 55분까지 서울 종로구 관철동의 한 중고서점과 관련한 112 신고는 모두 41건 접수됐다.
일부 보수 유튜버들이 벽화를 막기 위해 세운 차량이 주차장으로 가는 길목을 막으면서 교통불편을 호소하는 신고가 15건이 있었고, 이밖에 소음 8건, 미신고 집회 6건, 행패·소란 5건 등이었다.
교통불편 신고뿐 아니라 폭행 시비까지 발생했다. 전날 오후 4시 30분께 70대 남성이 1인 시위를 하며 벽화를 가리고 있다는 이유로 50대 남성을 때렸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같은 날 오후 7시 50분께도 30대 여성이 유튜브 촬영을 하지 말라며 30대 남성을 폭행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 서울 종로구의 한 서점 외벽에 그려진 대권 주자 윤석열 예비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벽화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30일 오전 한 건물 관계자가 벽화의 글자를 흰색 페인트로 지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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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커지자 벽화 제작을 지시한 서점 주인이자 건물주 여모씨는 전날 벽화 문구를 전부 지우겠다고 밝혔다.
실제 이날 오전 9시 14분께 중고서점 측 작업자 1명이 나와 흰 페인트로 문구를 덧칠해 지웠다. 5분도 채 되지 않은 시간에 김씨의 얼굴을 본뜬 듯한 그림 옆에 쓰인 ‘쥴리의 꿈! 영부인의 꿈!’과 또다른 벽화에 쓰인 ‘쥴리의 남자들’ 등의 문구를 삭제했다.
벽화의 문구가 지워지자 중고서점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던 유튜버 일부는 자리를 떠났으며, 나머지는 주변에서 생중계를 이어가기도 했다.
논란이 된 ‘줄리’ 벽화는 높이 2.5m, 길이 15m 규모로 연결된 철판 6장 위에 각각 그려져 있으며, 건물 옆면을 가득 채웠다. ‘쥴리의 남자들’이라고 적힌 첫 벽화에는 ‘2000 아무개 의사, 2005 조 회장, 2006 아무개 평검사, 2006 양검사, 2007 BM 대표, 2008 김 아나운서, 2009 윤서방 검사’라고 적혀 있었다.
‘쥴리’는 이른바 ‘윤석열 X파일’ 등에서 등장하는 김씨의 예명으로 거론됐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김 씨가 강남 유흥업소에서 일할 당시 사용한 예명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서점 외벽에 그려진 대권 주자 윤석열 예비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벽화 앞에서 구청 관계자가 벽화를 막아선 차량에 주차위반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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