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 시 기업 피해 ‘눈덩이’..“업종·기업별 신속 대응 절실”
by김종호 기자
2020.03.01 15:20:06
6개월 이상 지속 시 기업 연간 매출액 8.0% 감소 전망
자동차 ·석유·일반기계 등 피해 심각.."지원 집중해야"
"서비스업 금융 지원·화학업 허가절차 단축 등 필요"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에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일 대비 67.88(3.30%)포인트 하락한 1987.01을 나타내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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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종호 피용익 이소현 기자]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산업계 피해 상황을 업종별, 기업별로 보다 면밀히 파악하고 신속하게 대응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1일 한국경영자총협회의 한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국면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이 심각한 경영상의 피해를 볼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수출·통관 지원 강화와 자금지원 및 융자 확대, 특별연장 근로인가 확대 인정 등 업종·기업별 피해 상황에 맞춘 더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하다는 것이 기업인들의 목소리다.
실제 최근 한국경제연구원이 국내 매출액 1000대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가 6개월 이상 장기화할 경우 이들 기업의 연간 매출액과 수출액이 각각 8.0%, 9.1%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업종별 매출액 감소율은 자동차(-13.9%)와 자동차 부품(-12.8%), 석유제품(-12.4%), 일반기계(-11.0%), 섬유류(-10.8%) 등에서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인들은 산업계에 대한 전반적인 지원보다는 피해가 심각한 업종·기업별 맞춤형 지원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우선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연간 1%대로 떨어지는 것이 불가피해 보인다”라고 우려했다. 이어 “지금 (정부 지원을 통해) 대면 소비를 증가시키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외부활동을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며 “항공과 운수, 호텔, 관광 등 직접 피해를 입는 업종에 대한 세제 지원 등 정부 지원과 지출을 집중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강석구 대한상의 산업정책팀장도 “서비스 업종의 경우 고정비는 있지만 매출이 안 나오는 등 자금문제가 심각한 피해로 떠오르는 상황”이라며 “이런 기업에 대해서는 신속한 금융지원이 절실하다. 일부 기업은 신용 한도가 차거나 신용 리스크로 추가적인 자금을 마련할 수 없는 상황인데 융통성 있는 금융 지원도 필요하다”고 했다.
또 강 팀장은 “화학 업종에서는 코로나19 사태로 기존 중국에서 조달하던 일부 화학물질의 수급이 어렵다는 목소리도 있다”면서 “다른 국가를 통해서라도 공급이 정상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신규 물질에 대한 허가 절차도 과감히 단축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정우 경총 노동정책본부장 역시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기업에 주 52시간 근무제 예외를 허용하는 특별연장 근로인가를 폭넓게 인정해주는 등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업 자체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R&D)에 대해서도 특별연장 근로인가 대상에 포함하도록 하고 인가 기간도 기업이 처한 생산 활동과 시장 상황 등을 최대한 고려하면서 실질적으로 필요한 기간을 반영해줘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