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축구장 15배 규모…“핑크뮬리, 예쁘다고 막 심어선 안돼”
by김미영 기자
2018.11.20 09:20:14
민주 신창현 “외래식물, 식재규모 확산 속도 너무 빨라”
“환경부, 생태계 악영향 모니터링해야”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핑크뮬리(Pink Muhly Grass)’의 식재면적이 전국에 축구장 15배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명소로 유명세를 타면서 대중의 인기를 얻고 있는 까닭이나, 생태계 교란의 위험성 등이 아직 검증되지 않아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환경부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전국 지자체와 공공기관 주도로 핑크뮬리를 식재한 규모는 총 11만1988제곱미터(3만3876평)에 달했다. 이는 축구장 면적의 15.7배에 달하는 규모다. 여기에 개인이 직접 수입해 식재한 것까지 감안한다면 국내에 식재된 핑크뮬리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핑크뮬리가 가장 많이 식재된 곳은 대전 금강변으로 단일면적 1만7000제곱미터(5142평)이었다. 경기도 양주시 나리공원 일대에도 1만1660제곱미터(3,527평) 규모로 식재됐다.
핑크뮬리는 북아메리카 원산 벼과 식물로 미국, 멕시코 등지에 분포하고 있으며 국내에는 들어온 지 4년가량 됐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사진 명소로 꼽히며 관광지를 중심으로 빠르게 식재되고 있다는 게 신 의원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신 의원은 “핑크뮬리가 국내와 기후·환경이 다른 곳에서 자란 외래식물이고, 억세 종류 특성상 생명력이 강한데다 수입시기가 얼마 되지 않아 국내 토종식물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파악도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확산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라고 했다.
환경부는 이에 대해 아직 별도의 모니터링을 실시하지는 않고 있다. 다만 분포 및 확산 양상, 국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위해성이 클 경우 생태계 교란 생물로 지정할 것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 의원은 “아직 검증이 되지 않은 식물을 예쁘다는 이유만으로 무분별하게 식재하는 것은 우려스러운 일”이라면서 “국내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치는지 여부를 환경부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