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디노믹스 기대에`…印 기업, 증시 자금조달 봇물

by이정훈 기자
2014.07.07 11:02:30

국영-민영기업, 올 증시서 220억달러 조달 예상
부채상환 자금 마련..기업 회생엔 여전히 의문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나렌데라 모디 신임 총리가 주도하는 경제정책인 소위 `모디노믹스(Modinomics)`에 대한 기대감에 주식시장이 살아나면서 인도 기업들이 앞다퉈 자금 조달을 위해 증시에 뛰어들 태세다.

6월1일부터 7월7일까지 인도 선섹스지수 추이
이 덕에 올해 인도 주식시장에서 주식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규모가 지난 2010년 이후 4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6일(현지시간)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추정에 따르면 올해 인도 국영기업들이 주식을 매각함으로써 60억달러의 자금을 조달하는 한편 민간기업들도 신주를 발행해 160억달러 정도를 마련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경우 전체 주식시장에서의 자금 조달액은 220억달러(약 22조2200억원)로, 240억달러였던 지난 2010년 이후 가장 큰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상반기중 인도 국영기업들의 자금 조달액은 54억달러에 이르렀다. 민간기업들 가운데서도 부채비율이 높은 GVK파워앤 인프라스트럭쳐와 아다니 엔터프라이즈 등 인프라와 금속, 통신부문 기업들의 자금 조달이 활발했다. 이들은 인도 경제가 가파르게 성장하던 최근 몇년간 무분별하게 부채를 끌어다 쓴 기업들로, 지난해부터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루피화가 사상 최저까지 추락하자 자금 상환 부담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에릭 무크허지 샨티인디아 펀드매니저는 “모디노믹스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는 만큼 많은 인도 기업들이 주식시장으로 몰려들 것이며, 이 기회를 이용해 부채를 줄이려고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현재 증시 호황으로 자금 조달에 접근하기 쉬워진 만큼 기업들은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난 뒤 향후 투자할 자금을 마련하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전문가들은 오는 10일 무디 총리가 집권 후 처음 마련한 새해 예산안이 공개될 경우 경기 회복 기대감이 커지면서 기업들의 행보도 더 빨라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도 중소기업 가운데 가장 부채비율이 높은 자이프라카시 어소시에이츠와 GMR 인프라스트럭쳐는 예산안이 발표되는 10일 2억5000만달러 규모로 신주를 발행하기로 했다. 이들은 이렇게 마련한 자금으로 부채를 상환할 계획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같은 모디노믹스 기대감이 인도 기업들의 회생으로 바로 이어지긴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내놓고 있다. 워낙 부채규모가 큰데다 이들 기업의 주력시장인 인도 내수시장이 여전히 더딘 성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미국계 투자은행 관계자는 “모두가 기대에 들떠 있지만, 이같은 기대가 단기간 내에 충족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