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회장 "평창으로..군부대로.."

by안재만 기자
2011.09.02 15:30:18

경영 맡겨놓고 외부 활동에만 관심
이미지 개선 효과?..대한항공 위기감은 고조

[이데일리 안재만 기자] 조양호 한진그룹(대한항공(003490)) 회장의 행보가 재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2003년 취임 후 별 다른 외부 활동 없이 경영에만 몰두하던 조 회장은 2009년 9월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위원장직을 맡아 주위를 놀라게 했다.

이후 본격적으로 외연 넓히기에 들어갔다. 올림픽 유치를 위해 수많은 외부 일정을 소화한 뒤 현재는 조직위원장직을 희망하는 상태. 1일에는 한국방위산업진흥회 회장의 자격으로 강원도 화천의 한 군부대를 방문했다.


조 회장은  이 자리에서 자신의 군복무 경력을 자랑했다. 그는 제7사단 수색대대에서 근무하다 베트남전에 참전했으며, 이후 다시 복귀해 비무장지대에서 근무하다 만기제대했다고 강조했다.

유치 확정뒤 인천국제공항에서 열린 귀국기념 기자회견에서 인사말하는 조양호 회장

조 회장은 최근 숨가쁜 외부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지난달 22일과 24일 몽골, 우즈베키스탄 현지에서 열린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했고 26일에는 IOC 위원들과 만찬, 27일에는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개막식에 참석했다.
 
또 29일엔 IOC의 평창올림픽유치위 오리엔테이션 세미나에 참석했다.
 
이런 행보와 관련해 조양호 회장이 IOC 위원에 관심이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재계에서는 조 회장의 행보에 대해 `한진그룹 및 본인의 이미지 개선 노력`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2003년 취임 전후로 9.11테러, 조류독감, 신종플루, 금융위기 등 굵직한 악재 때문에 외부 활동에 신경쓸 여력이 없었지만 최근 실적이 개선되면서 여유가 생겼다는 설명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한진그룹은 10대그룹 중 하나지만 대한항공을 제외하면 인지도는 높지 않은 편"이라며 "다양한 외부 활동을 통해 그룹 및 본인의 이미지를 높이려는 노력이 아닐까 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경영보단 외부 활동에만 주력하고 있어 염려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조 회장은 유치위 활동을 위해 회사 경영은 거의 대부분 지창훈 총괄사장에게 맡겨놓았다. 이 기간 중에 대통령 전용기 정비 불량, 조종사 빼가기 논란, 면세품 승무원 강매 구설수 등에 휘말렸다.
 
실적도 악화됐다. 대한항공은 2분기 197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고유가 등 악재가 많았다지만 경쟁사 아시아나항공은 물론 자회사 진에어의 흑자 달성을 생각하면 아쉬운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