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타본 애널들 "그럭저럭 괜찮네"
by안승찬 기자
2007.12.10 14:31:40
정숙성 최고 수준..인테리어·편의사양 합격점
일부 "주행성능 벤츠·BMW 못미친다" 평가도
`가격경쟁력` 내수 성공기대·해외선 확신못해
[이데일리 안승찬기자] 현대차가 수년간 심혈을 기울인 프리미엄 세단 '제네시스(GENESIS)'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일부에서는 제네시스의 출시가 현대차에 대형 호재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실제로 제네시스를 직접 시승해 본 시장 전문가들의 평가는 과연 어떨까? 지난 7일 자동차업종 담당 애널리스트들이 현대차(005380)가 마련한 제네시스 시승회에 다녀왔다.
용대인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제네시스의 시동이 걸려 있는 상태에서 탑승을 했는데 거의 엔진소리가 들리지 않아서 시동을 껐다가 다시 시동을 걸어야 엔진이 돌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시동을 걸 때, 시동 후 정지 상태, 주행 등 모든 상태에서 비교 시승했던 벤츠E350(3.5)과 BMW 530i(3.0)에 비해 소음이 훨씬 적어 렉서스와 유사한 느낌을 줬다"고 말했다.
손명우 한누리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제네시스를 실제로 타보니 경쟁차종인 벤츠와 BMW에 비해 정숙성이 뛰어났다"고 말했다. 소음 측면에서는 일단 합격점을 받은 셈이다.
또 인테리어와 편의사양면에서도 비교 차량에 비해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가 많았다. 박영호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관보다는 인테리어에서 매우 좋은 인상을 받았고, 주변의 참가자들을 비슷한 의견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용 애널리스트는 "시장에서 벤츠 E350와 BMW 350i 가격이 6000만~7000만원인데 비해 제네시스의 가격은 4000만~5000만원으로 상당한 차이가 난다"며 "이런 가격 차이에도 불구하고 차량 인테리어, 첨단 사양 등에서 제네시스가 벤츠나 BMW보다 훨씬 우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제네시스를 이들 시장 전문가들을 모두 만족시킨 것은 아니다. 특히 주행성능과 외관 디자인면에서는 부족하다는 평가도 있다.
박영호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주행 안정성과 다이내믹한 주행 성능 측면에서 BMW, 벤츠에 비해 부족하다고 평가하는 참가자들이 많았다"며 "전반적으로 세계 최고로 평가받는 브랜드 차량과는 분명히 차이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 외관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일부에서는 "제네시스의 외관 디자인이 너무 특색이 없고 무난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것. 하지만 외관 디자인은 취향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객관적인 평가는 쉽지 않다.
송상훈 흥국증권 애널리스트는 "디자인이 다소 평범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제네시스를 타는 연령층을 생각해보면 나쁘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용대인 한화증권 애널스리스트는 "디자인의 독특성이 아쉽다는 평이 없지 않았으나, 현대차 입장에서는 첫 프리미엄카인 만큼 디자인에서의 파격성은 피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일단 현대차가 전에 없던 프리미엄급 차량을 선보였다는 점에서 새로운 수요는 창출될 것이라는 데는 시장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제네시스는 동급 경쟁 모델과 큰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렉서스에 비해 30%, 벤츠나 BMW에 비해서는 절반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며 "그동안 빼앗겨 왔던 국내 고급차 시장 점유율을 다시 찾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명우 한누리증권 애널리스트는 "제네시스는 회사 의전 차량, 공무원 등 프리미엄급 국산 승용차를 사용해야하는 소비자를 충족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해외시장에서의 제네시스가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아직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새로운 모델이 출시되는 데 따른 판매 효과는 있겠지만, 제네시스가 해외 고급차 시장에서 자타공인 '명차'로 인정할 만큼은 아니라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