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함지현 기자
2024.06.20 11:15:00
2주년 기자간담회…"''남산자락 숲길'' 주민 만족도 가장 높아"
"전통시장, 땜질식 처방 안 돼…百 MD 식 관리로 전환"
"명동 전광판 통해 韓 알릴 것…글로벌 기업 참여도 기대"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 “최근 주민들에게 새로운 구청장이 와서 한 일 중 제일 마음에 들었던 것을 물었다. 30년 숙원이던 남산고도 제한 완화가 아닐까 생각했는데 의외로 남산자락 숲길 조성이 압도적으로 나왔다. 주민 실생활에 도움이 될 현장 정책이 만족감을 높인다는 체감을 할 수 있었다.”
김길성 중구청장은 지난 19일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지난 임기 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생활밀착형 정책으로 일상에 작은 행복들을 많이 만들어 주는 정책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김 구청장은 “남산고도 제한 완화는 미래의 모습이 그려질 뿐 바로 느낄 수 있는 것은 없는 반면, 남산자락 숲길을 정비하고 덱을 깔면서 산책로가 좋아지니 주민들이 놀라고 즐거워했다”며 “지금까지는 중구의 미래 그림을 그렸으니, 후반기에는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 위주로 선회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남산고도 제한 완화 역시 중구의 핵심 숙원사업 중 하나였다. 구에 따르면 서울시 고도지구 재정비안이 6월 말 최종 결정 고시를 앞두고 있다. 고도 제한이 풀린다면 회현동, 명동, 장충동, 필동, 다산동의 높이 제한이 완화될 뿐 아니라 지하철역에서 반경 250m 이내의 지역에 15층까지 건물을 높여 지을 수 있게 된다.
그렇지만 우연히 시작하게 된 현장형 정책이 주민들의 더 큰 호응으로 다가왔다는 게 김 구청장의 설명이다. 그는 “취임할 때만 해도 남산자락 숲길은 머리 속에 없었는데 우연한 추천을 받아 돈이 많이 들더라도 장애인, 노약자도 갈 수 있는 숲길을 만들기로 결정했다”며 “산림청 공모와 서울시 지원 등을 더해 덱 길을 꾸렸는데 결과적으로 너무 좋았다. 중구민들이 남산 숲을 내 앞마당처럼 이용하는 ‘숲세권’에 살고 있다는 자부심을 느끼도록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안으로써 노후한 전통시장을 혁신적으로 바꿔내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김 구청장은 “전통시장 상인들은 오늘 장사가 어떻게 될지만을 생각하다 보니 당장 필요한 ‘땜질식’ 보수만 이뤄져 왔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었으니 전통시장도 바뀌어야 한다”며 “백화점의 판매 기획을 총괄하는 MD(상품기획자) 역할을 할 조직을 시장에 접목해 활기찬 시장으로 바꿔보겠다”고 밝혔다.
중구는 남대문시장, 동대문시장, 중부시장, 방산시장과 같은 전통시장과 골목형 시장 상점가 등 40여 개의 시장이 위치해 있다.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최근 전국 최초로 ‘전통시장 상권발전소’를 설립했다. 상인 대표, 상권기획·관광·홍보·마케팅 전문가 등 9명으로 이뤄진 민관협력 상권관리 전문기구로 △상인컨설팅 △상권 특성별 마케팅 △영업 노하우 전수 △브랜드 가치 향상 △제품 서비스 리뉴얼 등을 추진한다.
명동 옥외광고물을 새로운 K-콘텐츠로 활용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중구는 명동이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으로 지정됨에 따라 민관합동협의회를 출범하고, 이 구역을 ‘명동스퀘어’로 명명했다.
11월쯤 신세계백화점을 필두로 내년 상반기 내에 하나은행, 롯데백화점, 교원빌딩에 연이어 전광판을 설치한다. 대형 전광판 16개에서 동시에 같은 영상이 나오거나 16개의 영상이 모여 하나의 그림을 만드는 등 독특한 미디어 문화를 만들겠다는 방안이다. 콘텐츠의 20%는 공익적인 목적으로 꾸릴 계획이다.
김 구청장은 “명동스퀘어를 통해 명동과 서울시, 대한민국을 알리는 콘텐츠를 만들 것”이라며 “그다음 단계로는 글로벌 기업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해 그 공간을 세계적인 공간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