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MZ세대 "해외 브랜드 안 사요"…아디다스·로레알도 고전

by김겨레 기자
2023.06.19 11:42:42

중국인 애국소비 '궈차오' 트렌드 확산
中토종 브랜드가 글로벌 브랜드 위협

[홍콩=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아디다스와 로레알 등 글로벌 소비재 브랜드들이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중국의 경제 회복이 예상보다 더딘데다 중국인들의 ‘애국 소비’(궈차오)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베이징의 리닝 매장. (사진=AFP)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시간) 중국 젊은 세대 사이에서 해외 브랜드보다 국산 브랜드를 선호하는 ‘궈차오’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중국 전통 요소가 가미된 디자인을 선호하며, 신생 브랜드에 개방적이어서 중국 브랜드 부상을 주도하고 있다. 5년 전까지만 해도 외국 브랜드들이 중국의 소비 시장을 지배했으나, 이제는 다수의 중국 브랜드가 온·오프라인 쇼핑 시장에서 급격히 몸집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중국 토종 스포츠웨어 브랜드 리닝과 안타스포츠는 중국 시장에서 아디다스를 위협하고 있다. 리닝은 지난 2018년 중국의 국가색인 빨간색과 금색을 조합한 스포츠웨어 컬렉션을 선보인 이후 중국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리닝과 안타스포츠의 중국 시장점유율은 2018년 14%에서 지난해 21%로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아디다스의 점유율은 19%에서 12%로 줄었다. 2021년 아디다스가 신장위구르의 면화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하자 중국인들이 불매운동을 벌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아디다스는 최근 소매에 ‘CHINA’이라는 글자가 쓰인 재킷을 내놓는 등 중국 맞춤형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중국 화장품 브랜드 퍼펙트다이어리와 플로라시스도 인기다. 이들 회사의 합산 점유율은 6년 전까지만 해도 0%에 가까웠으나 2021년 기준 15%까지 올라왔다. 가격 경쟁력도 무기다. WSJ은 로레알의 6색 아이섀도 팔레트가 23달러(2만9000원)인 반면 퍼펙트다이어리의 12색 아이섀도 팔레트는 15달러(1만9000원)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인삼과 약초 성분을 내세운 윈난 바이야오그룹 치약이 프록터앤드갬블(P&G)보다 중국에서 더 많이 팔리는 것도 중국 브랜드의 약진 사례로 꼽힌다.

WSJ은 “미국과 중국의 긴장 속에서 중국 소비자들은 자부심을 가지고 중국 제품을 선택하고 있다”며 “또 중국 상품이 외국 상품보다 더 좋지는 않더라도 비슷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