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희 "軍 영창제도 손봐야…'김제동법' 만들겠다"

by김관용 기자
2016.10.13 09:51:27

자의적 구금인 영창제도, 헌법상 영장주의에 위배
영장주의에 따라 인신 구금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 필요
"개그맨 발언의 진위 문제가 아니라 제도 문제가 본질"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이 군 영창제도 개선을 위한 가칭 ‘김제동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13일 “김제동씨의 영창 발언의 진위 문제가 아니라 제도의 문제”라면서 “영창제도는 제도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현 군인사법에 따르면 징계위원회의 결정을 거쳐 지휘관이 인권담당군법무관의 적법성 심사를 거친 후 병사를 영창에 입창시킨다. 몇 번의 법 개정을 통해 인권담당군법무관의 심사를 거치도록 하고 징계위원회도 거치도록 했지만 여전히 단서조항을 둬 긴급한 사유가 있을 경우에는 지휘관이 자의적으로 구금시킬 수 있다.

김제동 (사진=이데일리DB)
이 의원은 “법관이 발부한 영장 없이 신체를 구금하는 것은 헌법에 반한다“면서 ”군대라고 해서 헌법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헌법상 인신구금 등의 강제처분은 반드시 법관이 발부한 영장으로 하게 돼 있다. 하지만 영창처분은 신체를 구금하는 처분임에도 불구하고 영장을 요하지 않는다. 영창처분은 병사의 징계로 규정돼 있어 간부는 제외된다. 병사에만 적용하는 것은 헌법상 평등주의에도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현재 영창제도로 인해 매년 1만2000~1만4000명, 즉 1개 사단 병력이 영창에 구금되고 있다. 군의 논리는 가벼운 잘못은 영창처분으로 처벌하겠다는 것인데, 주로 가혹행위와 성추행 등의 죄를 저질렀을 때 영창처분으로 다루고 있다. 오히려 형사처벌 해야 할 것들을 영창 처분함으로써 이러한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약화시킨다는 지적도 있다.

이 의원은 “문제의 본질은 제도적 결함이 있기 때문에 이를 고치자는 것”이라면서 “군인사법에 영장 없이 인신을 구금할 수 있게 한 이 제도를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5일 백승주 새누리당 의원은 국방위 국정감사에서 방송인 김제동 씨가 작년 7월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과거 군 복무 시절 4성 장군 부인에게 ‘아주머니’라고 불렀다가 13일간 영창 신세를 졌다고 발언 하는 영상을 보여줬다.

영상에서 김 씨는 단기사병(방위병) 근무 시절 장성들의 행사에서 사회를 보던 중 ‘군사령관의 사모님’을 알아보지 못해 ‘아주머니’라고 불렀고 이로 인해 13일 동안 영창 생활을 해야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영창을 나오면서 ‘다시는 아줌마라고 부르지 않겠습니다’라고 3회 복창했다며 이를 재연해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대해 백 의원은 “우리 군 간부를 조롱한 영상으로 군 이미지를 실추시켰다“고 지적한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