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CJ `분쟁`..신세계 등 다른 삼성家 움직임은?

by이학선 기자
2012.02.23 13:27:38

상속소송 결과본 뒤 대응할듯
재계 "삼성과 관계 더 멀어져"

[이데일리 이학선 안재만 기자] 삼성물산 직원이 이재현 CJ그룹 회장을 미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재계는 사건의 파장이 어디까지 확산될지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 "삼성 대 CJ의 전면전" 등의 갖가지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특히 신세계(004170), 한솔 등 다른 삼성가의 움직임이 주목받고 있다.

미행을 당한 이재현 회장은 최근 이건희 회장을 상대로 7000억원대의 상속재산 소송을 제기한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의 아들이다. 따라서 이맹희 전 회장이 CJ그룹과 교감 하에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보고 삼성이 이재현 회장 뒤를 밟게했을 것으로 재계는 추정하고 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삼성과 CJ의 갈등은 더이상 봉합할 수 없는 수순에 다다른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적지 않다. 사안이 사안인 만큼 신세계와 한솔 등 범(凡) 삼성가의 움직임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촌(이건희)이 조카(이재현)를 미행했다는 얘긴데 이를 접한 다른 형제들이 어떤 심정일지 짐작할 수 있지 않냐"면서 "삼성가 2세들의 소원한 관계가 더욱 멀어지는 계기가 될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신세계는 이건희 회장의 동생인 이명희 씨가, 한솔은 누나인 이인희 씨가 각각 회장과 고문으로 있다. 구자학 아워홈 회장의 부인이자 이건희 회장의 누나인 이숙희 씨도 상속재산과 관련해 법률검토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와 한솔, 아워홈 측은 아직까지 직접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의 계기가 된 상속재산 소송과 관련해 이맹희 전 회장의 승소시 이들 자매도 소송을 낼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게 재계의 관측이다.

범 삼성가 관계자는 "이맹희 회장이 승소하면 다른 형제들도 상속을 주장할 수 있는 자격이 있다는 얘기가 된다"며 재판결과에 따라 소송을 할 여지가 있음을 내비쳤다.

삼성가에 정통한 재계 관계자는 "만약 이맹희씨가 같이 소송하자고 했으면 여자 형제들도 함께 했을 정도로 이건희 회장과 형제들간 관계가 좋지 않은 것을 안다"며 "상속재산 소송에 이어 미행사건까지 터져 삼성도 적지않게 당혹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