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F1 그랑프리 '청신호'…프로모터, 연계 행사 발굴은 숙제[MICE]

by이민하 기자
2026.04.22 06:00:49

개최 시 국내외서 30만~40만 방문 예상
관광수입 5800억, 총편익 약 1.2조 기대
180개국 생중계 18억 시청, 홍보 효과도
상하이 대회 기간 호텔 예약 96% 급증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이데일리 이민하 기자] 인천시가 추진 중인 세계 최대 프로 자동차 경주대회 ‘포뮬러1(F1) 그랑프리’ 유치에 ‘청신호’가 들어왔다. 대회 유치에 앞서 실시한 사전타당성 조사에서 경제성과 투자 타당성이 모두 기준을 충족하면서다.

국제자동차연맹(FIA)과 포뮬러1 그룹이 공동 주관하는 ‘F1 그랑프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최고 권위 프로 모터스포츠 대회다. 1950년 영국 노스햄튼셔 주(州) 실버스톤에서 첫 레이스를 시작한 대회는 현재 세계 6개 대륙, 최대 24개 도시를 돌며 연중 개최되고 있다.

사전타당성 조사에 따르면 F1 그랑프리 대회 개최 시 30만~40만 명의 국내외 관람객을 유치해 5800억 원의 관광수입 창출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회 개최에 들어가는 비용 8028억 원 대비 예상되는 총편익은 1조 1697억 원으로, ‘비용 대비 편익’(1.45)은 물론 사업성 확보 가능성을 판단하는 ‘수익성 지수’(1.07)도 모두 기준을 충족했다.

인천이 F1 그랑프리 유치를 공식화한 건 2024년 6월 유정복 시장이 일본 스즈카 그랑프리 기간 중 F1 그룹 측에 개최 의향서(LOI)를 전달하면서다. 레이스 시설인 ‘서킷’ 위치로는 송도국제도시 달빛축제공원 일대가 유력 후보지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인천이 계획대로 대회 유치에 성공할 경우 아시아에선 중국과 일본, 아제르바이잔, 싱가포르에 이어 다섯 번째, 국내에선 전남 영암에 이어 두 번째로 F1 그랑프리를 여는 도시가 된다.

인천이 개최권료만 수백억 원, 전체 대회 개최에 들어가는 비용만 수천억 원에 달하는 F1 그랑프리를 유치하려는 이유는 대회가 거대한 관광 플랫폼 기능을 한다는 판단에서다. 지난달 13일부터 사흘간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F1 그랑프리 기간 상하이 도심 호텔 예약은 전월 대비 96%, 외래 관광객은 전년 대비 20% 증가했다. 전 세계 180여 개 국가에서 생중계하는 대회는 누적 시청자가 약 18억 명에 달해 도시를 알리는 홍보 효과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F1 그랑프리 대회 개최의 성공 사례로 손꼽히는 싱가포르는 2008년 첫 대회 이후 지난해까지 누적 2조 2000억 원이 넘는 관광수입을 올렸다. 중동 전쟁으로 극도로 경색된 분위기에서 지난달 열린 중국 상하이 F1 그랑프리엔 국내외에서 23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몰리면서 입장권 판매액이 전년보다 30% 증가했다.



인천이 대회 유치에 필요한 경제성, 투자 타당성은 확보했지만, 성공적인 대회 개최에 필요한 모든 조건을 갖춘 건 아니다. 유치뿐만 아니라 흥행의 성패를 좌우할 ‘프로모터’ 선정이 아직 남아 있어서다. F1은 도시 인프라를 활용하는 대회 특성상 공공 참여를 허용하고 있지만, 사업성 확보를 위해 프로모터 지정을 개최권 부여의 주요 요건 중 하나로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F1 그랑프리는 중계권료와 스폰서십 등은 F1 그룹 산하 ‘포뮬러 원 매니지먼트’(FOM), 대회 운영 전반은 대회별로 선정되는 ‘프로모터’가 맡는다. 아시아 대회 기준 약 700억 원 수준으로 알려진 개최권료를 납부할 책임도 프로모터에게 있다. 인천에 앞서 2010년부터 F1 그랑프리를 연 전남 영암군은 프로모터가 개최권료를 조달하지 못하면서 결국 4회 만에 개최권을 반납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사전타당성 조사 결과가 경제성과 투자 타당성이 충분한 것으로 나온 만큼 프로모터 선정에도 이전보다 속도가 붙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자금력과 기획·운영 능력을 지닌 ‘똘똘한’ 프로모터 선정 외에 대회 개최로 인한 시너지 효과를 키울 전략도 성패를 가를 요소로 꼽힌다. F1 그랑프리 명성과 팬덤에만 의존해선 대회의 지속성을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싱가포르, 상하이 등과 같이 대회와 연계한 이벤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부가가치를 높여야 한다는 얘기다.

도심형 야간 레이스의 원조인 싱가포르는 싱가포르관광청(STB) 주도로 F1 그랑프리와 연계한 ‘그랑프리 시즌 싱가포르’(GPSS) 프로그램을 수년째 운영하고 있다. 대회 전후 10일간 도시 전역에서 20여 건에 달하는 유명 아티스트 공연을 비롯해 ‘밀켄 인스티튜트 아시아 서밋’, ‘토큰 2049’ 등 국제회의, 전시·박람회를 연계 개최해 시너지를 키우고 있다.

중국 상하이도 매년 F1 그랑프리 기간에 맞춰 ‘자동차’를 주제로 도시 전역에서 ‘오토 컬처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있다. 올해는 ‘미래를 향해 가속’을 주제로 스포츠·문화·관광·상업 등 4개 섹션에 걸쳐 30여 개의 테마 이벤트를 진행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인천공항에서 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송도국제도시는 도심에 전시컨벤션센터, 공연장, 호텔 등 숙박시설 등을 갖춰 다양한 콘셉트와 포맷의 연계 이벤트 개최가 가능하다”며 “대회 유치와 더불어 F1 그랑프리 개최로 인한 시너지를 키워줄 연계 프로그램 개발도 동시에 수립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