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 개발 중단에 큐라클 미소…넥스턴·네이처셀 '계속 가네'[바이오맥짚기]

by석지헌 기자
2024.11.01 13:20:01

[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31일 국내 제약·바이오 주식 시장에서는 혈관질환 특화 기업 큐라클이 유럽 최대 제약 바이오 컨퍼런스에 참가해 기술이전 기회를 모색한다는 소식을 발표한 후 주가가 상승했다. 최근 비만 테마주로 엮이며 시장 주목을 받고 있는 넥스트바이오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퇴행성 관절염 줄기세포치료제 후보물질이 첨단재생의료치료제(RMAT)로 지정받은 네이처셀 주가도 강세를 보였다.

30일 KG제로인 엠피닥터(MP DOCTOR·옛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큐라클 주가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550원(9.79%) 오른 6170원에 장을 마쳤다.

31일 큐라클 주가 추이.(자료= KG제로인 엠피닥터)
회사는 이날 주가 상승에 대해 “오큐파이어의 당뇨병성 망막병증 치료제 개발중단에 따라 관련 치료제 세계 최초 타이틀을 큐라클이 가져올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주목 받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회사에 따르면 현재 망막 혈관질환 치료제로는 눈에 직접 찌르는 주사제만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먹는 약(경구제)에 대한 수요가 높은 상황이다. 전 세계적으로 경구용 치료제 개발이 한창인 가운데 미국의 바이오텍 오큐파이어가 ‘당뇨병성 망막병증’으로 개발중이던 ‘APX-3330’ 파이프라인의 자체 개발중단을 선언했다. 해당 파이프라인은 임상2상에서 불충분한 효능을 보였지만, 미국 식품의약국(FDA)과의 합의 하에 예방 목적으로 임상3상을 진행하기로 돼 있었다. FDA가 예방 목적으로 임상3상에 대한 합의를 해준 것은 그만큼 경구용 치료제에 대한 미충족 의료수요가 높다는 걸 의미한다는 의견이 업계에서 나온다.

하지만 오큐파이어의 치료제 개발 중단으로, 시장의 관심은 큐라클의 ‘CU06’에 모이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큐라클에 따르면 CU06은 최초로 시력개선 효과와 안전성을 동시에 입증한 약물로, 경구용으로 개발 중이다. 현재 임상2b상을 진행하기 위한 준비와 글로벌 파트너링(기술이전)을 병행하고 있다.

큐라클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내달 열리는 유럽 최대 규모 제약·바이오 컨퍼런스에 참여해 글로벌 파트너링 미팅을 갖는다고 발표했다. 다만 CU06에 대한 미팅보다는 또 다른 파이프라인들에 대한 논의가 주를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큐라클은 오는 11월 4일부터 6일까지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개최되는 ‘바이오 유럽(BIO-Europe) 2024’에 항체 치료제 공동 연구개발 파트너인 맵틱스 연구진과 함께 참석한다. 두 회사는 지난 7월 공동 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하고 Tie2(Tunica Interna Endothelial cell kinase-2) 활성화 항체 등 난치성 혈관질환에 대한 항체 치료제 파이프라인 8개를 함께 개발해오고 있다.

Tie2 활성화 항체는 Tie2 신호전달 경로를 활성화시켜 혈관을 정상화 및 안정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Tie2는 최근 VEGF(혈관내피성장인자)에 이어 난치성 혈관질환 치료를 위한 유망한 신규 타깃으로 주목 받고 있다. 전세계적으로도 관련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번 행사에서 두 회사는 Tie2 활성화 항체 기반 파이프라인이자 전임상 단계에 있는 ‘MT-101’ ‘MT-103’의 최신 연구 데이터를 소개할 예정이다. MT-101과 MT-103은 2023년, 2024년에 각각 국가신약개발사업 과제로 선정된 바 있다.

MT-101은 신장 질환인 급성 신손상, 만성 신부전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두 질환 모두 신장혈관의 손상이 공통적인 병인인데, MT-101은 동물모델 실험에서 신장혈관 안정화를 유도하고 염증 및 신장 섬유화를 완화하는 것을 확인했다. 회사는 MT-101이 시장성과 미충족 의료수요 측면에서 매력적인 약물로 평가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행사에서 다수의 제약·바이오 기업과 미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중항체 MT-103에 대한 논의도 진행된다. MT-103은 Tie2 신호전달 경로를 활성화하며 동시에 VEGF, Ang-2를 억제하는 삼중 기능을 가진 차세대 이중항체로 망막 혈관질환(습성 황반변성, 당뇨병성 황반부종 등)을 적응증으로 개발 중이다.



넥스턴바이오(089140)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400원(8%) 오른 5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회사 주가는 노보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위고비’가 국내에 출시된 이후 높은 인기를 끌자 비만 테마주로 엮이며 높은 변동성을 나타내고 있다. 실제 위고비는 지난 15일 출시됐는데, 16일 종가 기준 2875원이던 넥스턴바이오 주가는 17일, 18일 잇달아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는 추세다.

기계 장비 제조업체인 넥스턴바이오는 미국 자회사 로스비테라퓨틱스의 리보핵산(RNA) 기반 당뇨·비만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RSVI-301’는 6개월에 1번 주사할 수 있는 차세대 당뇨치료제로, 동물실험에서 비만에 효능을 보이면서 비만치료제 병용 가능성이 제기됐다.

31일 넥스턴바이오 주가 추이.(자료= KG제로인 엠피닥터)
넥스턴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2021년부터 신규 사업으로 바이오·헬스케어를 낙점하고 100% 자회사 넥스턴바이오를 설립했다. 현재 코스닥에 상장된 ‘넥스턴바이오’는 넥스턴바이오사이언스를 의미하며 넥스턴바이오사이언스의 자회사이자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인 넥스턴바이오는 비상장기업이다.

넥스턴바이오사이언스는 2021년 미국 바이오텍 로스비보 테라퓨틱스 지분 50%를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같은 해 9월 로스비보는 노보 노디스크와 ‘당뇨병 치료제 공동개발 및 기술수출을 위한 기밀유지협약’(CDA)을 맺었다. CDA는 기업 간 사업비밀을 공유하며 협력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해 사용을 제한할 때 체결하는 계약이다.

다만 CDA 체결 후 약 3년이 지난 현재까지 외부에 알려진 구체적인 협업계획은 없는 상황이다.

네이처셀 주가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9.25%(1850원) 상승한 2만1850원에 장을 마쳤다. 네이처셀 주가는 최근 파죽지세다. 지난 22일 기준 9090원이던 회사 주가는 일주일여만에 2만1850원으로 무려 140% 가량 상승했다. 네이처셀 주가가 2만원대를 기록한 것은 2023년 4월 6일 이후 약 18개월만이다.

네이처셀의 최근 3달 간 주가 추이.(자료= KG제로인 엠피닥터)
네이처셀은 지난 23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퇴행성 관절염 줄기세포치료제 후보물질이 첨단재생의료치료제(RMAT)로 지정받았다고 밝혔다.

첨단재생의료치료제(RMAT)는 혁신 재생치료제 개발 및 승인 가속화를 위한 것으로 일종의 패스트트랙 제도다. 회사는 지난 9월 RMAT 지정 신청을 했는데 약 두 달만에 지정되는 성과를 냈다. 패스트트랙을 확보함에 따라 네이처셀이 개발 중인 퇴행성관절염 줄기세포치료제 조인트스템의 미국 품목허가 획득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조인트스템은 국내에서 중증 무릎 퇴행성관절염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완료한 상태다. 임상 3상 이후 3년 장기추적관찰을 통해 손상된 연골 재상 가능성까지 확인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하지만 조인트스템은 지난해 식약처로부터 품목허가 반려 처분을 받았고, 올해 품목허가 재신청해 현재 재심사가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