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관악구 모자 살인사건' 남편에 무기징역 확정

by최영지 기자
2021.04.15 10:43:09

아내·6살 아들 살해 혐의…1,2심서 무기징역 선고
CCTV 등 직접 증거 없었지만 간접증거 나와
대법 "간접증거로 유죄 인정한 원심 타당"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아내와 6살 아들을 살해한 이른바 ‘관악구 모자 살인사건’으로 1심과 2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남편에 대해 대법원이 15일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 전경. (사진=이데일리DB)


대법원 제2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이날 오전 살인 등 혐의를 받는 조모 씨의 상고심 선고기일을 열어 이같이 판결했다.

조씨는 지난 2019년 8월 서울 관악구 소재 다세대주택에서 자고 있던 아내 A씨와 아들 B군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현장에서 범행 도구나 CCTV 등 명백한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지만 피해자들 위(胃) 속 내용물을 통해 조씨를 범인으로 특정해 검찰에 송치했다.



1,2심은 조씨에 무기징역형을 선고했다. 1,2심은 조씨가 강한 살해 의도를 갖고 치밀한 계획을 준비해 범행을 저지른 것이라고 봤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의 사망시각은 부검 결과를 통해 확인된 피해자들의 위 내용물의 성상이나 양에 기초해 새벽 2시 이전으로 추정된다”며 “비록 추정된 사망시각 일부가 피고인이 현장을 떠난 1시35분 이후까지 걸쳐 있지만 피해자들의 사망추정시각에 제3자가 몰래 침입하거나 피해자들이 열어 준 현관문으로 들어와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은 추상적인 것에 그쳐 합리적 의심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과 아내와의 갈등 경과, 피고인이 범행 전후로 상당한 돈을 탕진해 경제적으로 매우 궁핍한 상태였던 점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살인 범행 동기도 인정된다”고도 밝혔다.

대법원도 원심과 같은 판단을 했다. 대법원은 “간접증거를 종합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심리미진, 증거재판주의 등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