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박스가 스마트폰 안으로"…SKT·MS, 5G클라우드게임 출시

by한광범 기자
2019.09.04 10:00:00

다음 달부터 한국서 세계 최초 ''엑스클라우드'' 시범서비스
5G·클라우드 활용…엑스박스게임을 스마트폰에서 즐긴다
고객체험단 우선실시…향후 통신사 상관없이 이용 가능

SKT와 MS는 5G 기반 클라우드 게임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사진=SKT)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SK텔레콤(017670)이 마이크로소프트(MS)와 5G 기반 클라우드 게임 공동사업을 추진한다. 클라우드 게임은 기기에 게임을 내려받거나 설치하지 않아도 인터넷 연결만 되면 언제 어디서든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기술이다. 서버 자체에서 게임이 구동되는 만큼 저사양 기기에서도 5G 등의 통신망만 있으면 고품질 게임을 즐길 수 있어 ‘게임의 미래’로 일컬어진다.

SK텔레콤은 4일 서울 을지로 본사에서 MS와의 협력 계획을 공개하고 다음 달부터 한국에서 시범 서비스에 돌입할 MS 클라우드 게임 기술 ‘프로젝트 엑스클라우드(Project xCloud)’를 공개했다. 이날 행사엔 카림 초우드리(Kareem Choudhry) MS 클라우드 게임총괄 부사장(CVP)도 참석했다. 엑스클라우드는 MS 콘솔(가정용 게임기) ‘엑스박스(Xbox)’의 고화질·대용량 게임을 스마트폰에서 다운로드·설치 없이 즐길 수 있게 해주는 혁신적 기술이다.

앞서 MS는 지난 6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게임 박람회 ‘E3 2019’에서 “10월 엑스클라우드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SK텔레콤과의 시범 서비스 계획 발표는 MS 엑스클라우드 실시 국가와 이통사 파트너의 첫 공개 사례다.

이번 협력은 지난 3월 박정호 SK텔레콤 사장과 사티아 나델라(Satya Nadella) MS CEO가 만난 뒤 5G·인공지능(AI)·클라우드 등 첨단 ICT 분야에서 포괄적 협력을 강화를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에서 비롯됐다. 양사는 E3 2019가 열린 미국 LA에서 유영상 SK텔레콤 MNO사업부장과 필 스펜서(Phil Spencer) MS 게임총괄 부사장(EVP)이 만나 ‘5G 기반 클라우드 게임 공동사업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은 이번 협력으로 MS 엑스클라우드의 한국 내 독점 사업 운영 파트너로 활동하게 된다. SK텔레콤의 5G 리더십과 네트워크 경쟁력과 MS 클라우드 인프라와 기술 역량을 결합해 5G 기반 클라우드 게임 공동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양사는 다음 달부터 SK텔레콤의 5G·LTE 고객 체험단에 엑스클라우드 시범 서비스를 하고 향후 대상을 타 이통사 고객에까지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초기엔 무선 컨트롤러에 스마트폰을 연결해 게임을 즐길 수 있을 예정이다.

사용법은 간단하다. 엑스클라우드 앱을 스마트폰에 설치 후 앱 실행 시 나타나는 게임들 가운데 본인이 원하는 게임을 골라 즐기면 된다. 엑스박스 인기 게임 중 모바일로 즐기기 좋은 일부가 먼저 선보이게 될 예정이다.

양사는 엑스클라우드 시범 서비스 기간에 걸쳐 클라우드 게임 시장에 적합한 다양한 상품·서비스를 모색하게 된다. 시범 서비스를 시작으로 지속적 협력을 통해 엑스클라우드를 꾸준히 발전·확산시켜 클라우드 게임 생태계를 함께 주도한다는 방침이다.



MS가 엑스클라우드 시범 서비스 국가로 한국을 선택한 까닭은 훌륭한 모바일 네트워크 인프라, 최첨단 5G 네트워크, 강력한 게임 커뮤니티 때문이다. 한국은 게임 시장 규모가 세계 4위로 매우 크고, 모바일 게임의 인기가 높아 엑스클라우드 최적의 테스트베드로 평가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올해 초 발간한 ‘2018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국내 게임 시장 규모는 13조 1423억원(세계 4위)이며 이중 모바일 게임 점유율은 47.3%로 절반에 달한다.

MS는 SK텔레콤과 손잡은 이유로 △뛰어나고 안정적인 5G·LTE 네트워크 △100만명 이상의 5G 가입자를 포함해 국내 최대 이동통신 가입자 △첨단 ICT 분야에서 보유한 원천 기술과 다양한 스트리밍 서비스의 성공적 운영경험 등을 꼽았다.

특히 SK텔레콤이 5G를 이끌고 있는 글로벌 리더라는 점에 주목했다. SK텔레콤은 올해 △5G 초저지연 통신의 핵심 기술로 꼽히는 ‘5G MEC(Mobile Edge Computing)’ △실내 5G 서비스의 품질을 높여주는 ‘5G 인빌딩 솔루션 상용화 기술’ △AI 기반 네트워크 관리 시스템 ‘탱고(TANGO)’ 등 자체 개발한 5G 관련 기술로 각종 글로벌 어워드에서 잇따라 수상하며 5G 경쟁력을 입증해왔다.

유영상 SKT MNO사업부장(왼쪽)과 필 스펜서(Phil Spencer) MS 게임 총괄 부사장(EVP)이 지난 6월 세계 최대 게임 박람회 ‘E3 2019’에서 만나 5G 기반 클라우드 게임 공동사업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사진=SKT)
클라우드 게임은 음원·동영상과 달리 단순한 콘텐츠 제공을 넘어 수많은 이용자의 조작에 실시간 반응해야 하기 때문에 초고속·초저지연 통신과 넉넉한 서버 용량이 중요하다. 양사는 SK텔레콤의 5G 경쟁력과 MS 클라우드 플랫폼 ‘애저(Azure)’의 국내 리전(Region)이 엑스클라우드를 위한 최적의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클라우드 게임은 모바일·온라인 게임의 인기가 높은 국내 게임 시장은 물론 그동안 콘솔 게임이 강세였던 선진국 게임 시장의 판도까지 급격히 바꿀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는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의 지난 4월 발표에 따르면, 클라우드 게임 시장 규모가 지난해 3억8700만 달러(약 4700억원)에서 2023년 25억 달러(약 3조400억원)로 6배 이상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유영상 SK텔레콤 MNO사업부장은 “클라우드·게임 분야의 글로벌 강자 MS와 SK텔레콤의 협력은 전에 없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며 “고객들에게 혁신적인 차세대 모바일 게임 경험을 제공해 나가겠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필 스펜서 MS 게임총괄 부사장은 “MS가 추진 중인 게임 스트리밍은 약 40년에 걸친 게임 사업 경험과 애저, MS연구소, 그 외 MS 내 여러 비즈니스 그룹의 투자·자원을 결합한 것으로 전 세계 게이머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것”이라며 “SK텔레콤과의 파트너십은 한국 게이머 및 게임 개발사들과 함께 한국의 게임 산업을 한 단계 발전시키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