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업계 CEO, `내년 걱정` 한 목소리

by류의성 기자
2008.10.14 13:08:56

부진 지속..내년 투자 계획 고민
실물경기 침체 감안 신축적 대응

[이데일리 김상욱 류의성기자] 삼성전자(005930)와 하이닉스, LG전자 등 국내 전자업계 CEO들이 내년에도 부진한 업황이 이어질 것이라며 우려를 표시했다.

실물 경기 침체가 수요에 영향을 주고 있어 내년 상반기까지도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업계 종사자들이 힘을 모은다면 하반기부터는 상황이 나아지지 않겠냐며, 내년도 투자는 이를 감안해 신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권오현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은 14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08한국전자대전개막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반도체시장의 회복이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며 "내년 하반기쯤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실물경기의 침체가 문제"라고 밝혔다.

그는 "원래 반도체시장은 상반기에는 좀 부진하고 하반기에 성수기를 맞는데 올해는 4분기까지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내년 상반기에도 부진한 상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하반기쯤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실물경기 침체가 문제"라고 우려했다.

김종갑 하이닉스 사장 역시 "공급측의 조정은 좀 이뤄지고 있는 것 같은데 수요에는 여전히 문제가 있다"며 "올 하반기에는 성수기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 같다"고 전망했다.

김 사장은 "내년 상반기 역시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하반기는 지금으로선 예단하기 어려운 것 같다"며 "경기침체 영향으로 전망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LCD업황도 반도체 부문과 마찬가지로 내년에도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상완 삼성전자 LCD총괄 사장은 "내년 하반기는 돼야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투자 계획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올해보다는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LCD 감산설(說)에 대해 "시황에 따라 계절적으로 조절하는 수준"이라며 "현재 전체 물량에서 5%내외로 조절이 이뤄지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는 감산 가능성에 대해선 "시황에 따라 신축적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12월쯤에는 감산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 사장은 "LCD업황은 내년 1분기까지 단기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CEO들은 내년도 투자 계획을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고민이 많음을 내비쳤다.

권 사장은 "일단 올해는 예정된 투자액을 모두 집행할 것"이라며 "다만 아직 내년 투자계획은 확정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내년에도 시장리더십을 유지할 수 있는 정도의 투자는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도체업계의 부진이 기회가 되지 않겠냐는 질문에는 "그렇게 되기를 기대하고 싶다"며 "어려울때 더 잘하면 좋은 기회가 오지 않겠냐"고 말했다.

김종갑 사장 역시 "내년 1조~2조원 수준의 투자를 예상하고 있지만 아직 확정하지 못한 상태"라며 "다만 EBITDA 범위안에서 투자하겠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영하 LG전자 사장(DA사업본부장) 사장도 개막식에 참석, "내년 투자는 상황이 좋지 않아 긴축적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발 금융위기가 마켓사이즈를 5~10% 축소시켜놓아 내년 사업에 영향이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