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쓸 수 있는 공용수면을 내 땅처럼"…불법·무단 이용실태 조사한다
by임애신 기자
2022.01.06 11:00:00
해수부, 공유수면 관리체계 개편방안 마련
불법·무단 이용실태 조사…원상복구 등 명령
점용·사용허가 대상 평가제 도입…영구독점 방지
2030년까지 공유수면 불법행위 50% 근절
[세종=이데일리 임애신 기자] 정부가 공유수면에 대한 불법·무단 이용 실태를 일괄 조사한다. 적법하지 않은 경우 원상 회복 등 행정조치를 내릴 방침이다. 점용·사용허가를 받아 부두·도로 등으로 사용하는 곳에 대해선 평가제를 도입해 독점적이고 영구적으로 사용을 방지하기로 했다.
국민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공유수면을 무단으로 점유하거나 사유지처럼 쓰는 일을 막기 위한 조치다.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공유수면에서의 불법행위를 50% 줄여 어촌뉴딜300, 5대 권역 해양레저관광거점 등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해양수산부는 공유수면의 지속가능한 이용·보전을 위해 ‘공유수면 관리체계 개편방안’을 마련해 6일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140회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보고했다. 공유수면은 국가가 소유한 곳으로 바다, 바닷가, 하천·호소·구거, 그 밖에 공용으로 사용되는 수면이나 수류 등을 의미한다.
개편 방안에 따르면, 현재 개별 매립예정지별로 10년 단위로 세워지는 매립기본계획을 종합 정책계획과 연도별 시행계획으로 개편한다. 종합 정책계획은 공유수면 관리·이용의 기본 원칙과 중장기 정책 방향을, 연도별 시행계획은 세부 이행 계획과 매립 예정지별 매립 계획을 담는다.
또 복합 이용이 가능하도록 공유수면 이용 권리를 해면·해중·해저로 세분화할 예정이다. 이는 점용·사용 범위와 형태가 각기 다른 이용권리가 서로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 추진한다. 국가가 정하던 공유수면 점용·사용료는 기초자치단체가 지역별 여건을 반영해 법령 기준 내에서 조례로 정할 수 있도록 바뀐다.
매립사업 타당성 평가는 법제화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세부 매립사업이 중장기 공유수면정책방향에 맞게 이뤄질 수 있도록 임의적인 기준으로 진행됐다. 매립사업이 시행된 이후 당초 매립지가 목적대로 이용되는지 등에 대한 모니터링과 사후관리를 추진한다.
아울러 무단 사용과 불법 행위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한다. 지금까지 관리청이 도로·부두 등 점용·사용과 불법 매립시설에 대한 면밀한 조사·분석없이 원상회복 의무를 면제하고 토지 등록 절차 진행해왔다. 앞으로는 점용·사용 및 불법매립시설을 일제 조사해 관리청에 원상회복 명령 대상을 통보하고, 행정대집행 및 국가귀속 등을 조치할 예정이다.
| 공유수면 관리체계 개편 기본방향 (자료=해수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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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수면 이용자의 책임도 커진다. 공유수면 관리청에 의해 무분별하게 남용되는 불법 이용행위에 대한 원상회복 의무면제 요건과 절차를 강화하고, 임의 규정으로 돼 있는 원상회복 이행보증금 예치도 의무화할 예정이다.
동시에 점용·사용 평가제도를 도입한다. 점용·사용은 원상회복을 전제로 하지만, 점용·사용 허가를 통해 조성된 일부 소형선부두·부두·도로 등은 공유수면을 영구·독점적으로 점유하고 있다. 사실상 토지조성인데도 매립이 아닌 점용·사용 절차를 적용하는 편법적 관행을 제도적으로 차단하고, 점용·사용 수요를 합리적으로 관리할 방침이다. 점용·사용, 불법매립시설에 대한 일제 조사도 실시한다. 이 결과를 토대로 관리청에 원상회복명령 대상을 통보하고, 행정대집행 및 국가귀속 등 조치한다.
공유재인 공유수면이 사유화하지 않도록 공유수면 매립지에 대한 소유권과 이용권을 분리하는 소유체계 개편 방안도 추가로 마련할 계획이다. 매립사업 시행자가 총사업비에 해당하는 면적의 매립지를 소유하는 현행 체계를 개편해 매립지의 소유권은 국가에 귀속하되, 매립사업 시행자가 이용권을 갖는 방식을 검토 중이다. 매립 공사 도중 시공업체 파산 등으로 장기간 방치돼 해양수질 악화, 경관 훼손 등을 유발하는 매립지는 실태 조사를 거쳐 재자연화하거나 국유화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문성혁 해수부 장관은 “공유수면 관리체계 혁신을 통해 국민 모두가 공유수면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관리하고, 미래세대에 그 가치를 물려줄 수 있도록 보전·관리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