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LCD 마무리' LG화학, LCD편광판사업 中에 1.3조원 매각(종합)
by경계영 기자
2020.06.10 10:07:52
감광재·유리기판에 편광판까지 정리
구조개편 일단락…OLED 소재에 집중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LG화학의 ‘탈(脫)LCD(액정표시장치)’ 사업 구조개편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최근 LCD 컬러필터 감광재 사업을 매각하고 LCD 유리기판 사업을 철수한 데 이어 이번엔 LCD 편광판 사업을 중국에 매각키로 했다.
LG화학(051910)은 최근 중국 화학소재업체인 산산(Shanshan)과 11억달러(1조3000억원 규모)에 LCD 편광판 사업을 매각하기로 하고 조건부 계약을 체결했다고 10일 밝혔다.
다만 LG화학은 “이사회 승인 절차가 남아 있고, 산산도 주주총회 승인이 필요해 변동사항이 발생할 수 있다”며 추후 계약이 확정되는 대로 공시하겠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배경엔 LG화학이 지난해 4월 첨단소재사업본부를 신설하면서 추진한 탈LCD 소재 전략이 있다. 중국 디스플레이업체가 LCD 시장에서의 치킨게임을 주도하며 LCD 소재 사업 수익성이 크게 나빠진 데 비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를 비롯한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관심이 커진 흐름을 반영한 결정이었다. 계열사인 LG디스플레이(034220)의 사업 중심 역시 LCD에서 OLED로 바뀌는 대목과도 맞닿아있다.
이에 LG화학은 LCD 관련 소재 사업을 차례로 정리했다. 지난 2월 LG화학은 LCD 컬러필터 감광재 사업을 중국 요케테크놀로지 자회사인 시양인터내셔널에 580억원에 매각했고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은 유리기판 사업에선 철수했다.
편광판 사업은 한때 세계 시장 점유율이 27%에 달했지만 탈LCD 소재 전략과 함께 매각하게 됐다. 편광판은 LCD 패널 앞뒷면에 부착해 빛을 통과 혹은 차단시키는 필름을 말한다. 다만 잠재된 성장성이 큰 자동차용 LCD 편광판, OLED 편광판 등 일부 제품군은 매각 대상에서 제외됐다.
편광판 사업 매각까지 마무리하면 LG화학은 탈LCD 소재 구조 재편을 일단락하고 미래 유망 소재로 꼽히는 OLED 소재에 집중할 수 있을 전망이다. LCD 소재 사업 매각으로 1조4000억원에 육박하는 투자 재원도 마련했다.
첨단소재사업본부 내 IT소재사업부는 OLED를 중심으로 핵심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대형 OLED TV 편광판·봉지필름과 중소형 P(플라스틱)-OLED 편광판·공정용 보호필름, OLED 물질인 발광층·공통층 관련 연구개발(R&D)을 강화하고 편광판 사업의 경우 오창공장에서 만드는 OLED 편광판을 주력으로 육성한다.
자동차소재사업부는 엔지니어링 플라스틱(EP) 등 고강도 경량화 소재사업에, 산업소재사업부는 양극재 생산기술을 고도화하는 등 이차전지 핵심 소재 확보에 각각 속도를 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