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최훈길 기자
2016.01.14 10:00:00
전자상거래 임시중지명령제 도입
소비자 피해방지 위한 포털사업자 의무규정 신설
온라인 강의·배달앱 과장광고 감시도 강화돼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정부가 사기 사이트로 인한 피해가 확산되기 전에 웹사이트를 즉각 폐쇄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에 나선다. 소비자 피해 방지를 위해 포털 사업자의 관리책임을 강화하는 규정도 신설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4일 오전 ‘소비자와 중소기업이 함께 하는 활기찬 시장경제 구현’ 주제의 올해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이는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소비자 피해를 방지하고 권익을 증진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업무보고에 따르면, 사기 사이트로 인한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전자상거래를 신속히 중지하는 ‘임시중지명령제’가 도입된다. △전자상거래법상 명백한 금지행위 위반 △소비자 피해 발생 △다수 소비자에게 피해가 확산될 우려가 있어 긴급하게 예방할 필요성 등의 요건을 충족하면 공정위가 임시중지명령제를 발동하게 된다.
신영선 공정위 사무처장은 “임시중지명령제를 어떻게 어떤 범위로 발동할지는 사안에 따라 다르다”며 “사이트 전체가 문제라고 판단되면 사이트 전체를 폐쇄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공정위는 카페·블로그 등을 통한 전자상거래 피해를 방지하도록 포털 사업자의 관리의무 규정도 도입했다. 신설된 규정에는 △카페·블로그 이용 사업자에게 전자상거래법상 의무를 준수하도록 안내·권고할 의무 △소비자 요청에 따라 분쟁조정기구에 피해구제 신청을 대신해 주는 장치를 마련·운영할 의무 등이 포함됐다.
공정위는 온라인 강의, 배달 앱 등 디지털 콘텐츠·서비스에서 발생하는 거짓·과장광고, 이용후기 조작 행태에 대한 감시도 강화할 방침이다. 또 공정위는 SNS 사업자들이 글·사진·동영상 등 고객의 게시물을 동의 없이 복제·배포·이용할 수 없도록 SNS 이용약관도 점검할 계획이다.
공정위는 △항공권 취소시점에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위약금을 부과하는 약관 △발코니 확장, 빌트인 가전제품 설치 등 옵션계약 체결 이후 계약을 취소할 수 없거나 옵션대금 미납 시 입주를 제한하는 약관 등도 점검해 시정할 예정이다. 공기청정기, 홈쇼핑상품 과장광고도 부당광고로 판단, 점검·시정에 나설 방침이다.
이외에도 공정위는 자진신고자 감면제도(리니언시·Leniency)를 하도급·유통 분야로 확대하기로 했다. 공정위 조사개시 전 자진시정한 사업자에게는 모든 제재조치를 면제하고, 조사개시 후 30일 이내 자진시정할 경우에는 벌점·과징금을 면제해 주기로 했다.
리니언시는 담합 등에 참여한 기업이 자발적으로 담합 사실 등을 신고하면 과징금 등을 감면해주는 제도다. 리니언시 제도와 관련해서는 조사권이 미칠 수 없는 사건을 비롯해 적발 건수가 느는 실효성이 있다는 평가와 기업에 면죄부를 줬다는 지적이 함께 제기된다.
공정위는 원스톱 상품정보 제공 및 피해구제가 가능한 범정부 소비자종합지원시스템 ‘소비자행복드림(Dream)’ 앱도 연내에 구축한다. 행정자치부, 국세청과 협의해 온라인쇼핑몰 등 통신판매업 신고절차를 간소화하는 규제개선에도 나선다.
신 사무처장은 “지난 3년간 9개 핵심 경제민주화 관련 입법이 완료돼 불공정 거래관행을 개선하는 가시적 성과가 있었다”면서도 “소비자 거래환경, 중소기업 경쟁여건 측면에서 아직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많다. 중소기업이 경제민주화를 체감하도록 지속적으로 점검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