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선상원 기자
2015.07.31 11:52:45
부끄럽게도 용기와 자신감 부족하다 고백
제 한 몸 던져야 하는데 망가질까 두렵다
문재인 박지원 이재명도 셀프디스 해
[이데일리 선상원 기자]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박지원 의원, 이재명 성남시장에 이어 이종걸 원내대표가 네 번째 ‘셀프디스(자기비판)’ 캠페인의 주인공으로 나섰다.
이날 손혜원 새정치연합 홍보위원장이 공개한 이 원내대표의 셀프디스 캠페인에는 “할아버지 성함 석자 앞에 언제나 부끄럽습니다”라는 제목이 걸렸다. 부끄럽게도 할아버지의 용기와 자신감을 가지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이 원내대표의 조부는 독립운동가인 우당 이회영 선생이다. 이 선생 등 여섯 형제는 전 재산을 팔아 만주로 망명해 신흥무관학교 건립에 기여하는 등 항일 독립운동을 펼쳤다.
이 원내대표는 캠페인에서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은 제 할아버지입니다. 유일하게 살아남아 조국의 광복을 맞은 이시영 선생을 포함해 할아버지의 형제는 모두 여섯이었습니다”라고 운을 뗐다.
이 원내대표는 “일제 친탈이 시작되자 할아버지들은 전 재산을 정리해 가솔 40여명을 데리고 만주로 떠나 그 곳에 학교를 세우고 항일독립운동에 뛰어들었습니다. 다섯 할아버지 모두 조국의 땅을 밟지 못한 채 고문과 배고픔으로 돌아가셨습니다”고 회고했다.
그런 다음 이 원내대표는 “대의가 있는 곳에서 죽을지언정 왜적 치하에서 목숨을 구걸할 수는 없다고 하셨던 할아버지들은 나라가 어려울 때 ‘가진 자’와 ‘배운 자’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몸소 보여주셨습니다”라고 강조했다. 자신을 포함해 우리 사회 지도층이 도덕성과 책임의식이 부족한 것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이 원내대표는 “부끄럽게도 제게는 그런 용기와 자신감이 부족합니다. 우리 당이 어려운데 제 한 몸 던져서 뭐라도 해야 하지만 망가질까 두렵고 주변 시선도 신경이 쓰입니다. 부쩍 할아버지 생각이 많이 나는 요즘, 할아버지 흉내라도 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고백했다.
할아버지 앞에서 자신을 낮춘 이 원내대표는 8월 15일 광복 70주년을 맞아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서울 백범기념관까지 동료의원 10며명과 함께 도보행진을 벌일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손 위원장은 문 대표와 박 의원, 이 시장의 셀프디스 캠페인을 공개했다. 문 대표는 ‘강한 카리스마를 보여드리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셀프디스 캠페인에서 “당대표가 된 후 많은 분들이 저를 보며 답답해 하십니다. 밀어붙여라!, 딱 부러지게, 후련하게 하라! 평생 쌓인 신중한 성격이 하루아침에 고쳐지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노력하고 있습니다. 당이 개혁하듯 저도 분발할 것입니다”고 했다.
박 의원은 ‘호남, 호남해서 죄송합니다’를 통해 “서러웠습니다. 호남이라 눈치보고, 호남이라 소외당했습니다. 같은 대한민국이건만 호남은 늘 뒷전이었습니다. 꼭 성공해서 호남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짧지 않은 세월, 호남 타령만 해서 죄송합니다. 이제, 대한민국의 그 어떤 지역도 차별을 느끼지 않도록 다시 뛰겠습니다”고 다짐했다.
이 시장은 ‘성남시민만 챙겨서 죄송합니다’라는 셀프디스에서, “전 내년 총선에 나가지 않습니다. 성남을 위해 할 일이 아직 많기 때문입니다. 제게는 성남시민의 행복과 안전이 우선입니다. 지금은 제 자리에서 제가 할 일을 잘 해는 것이 나라를 위한 길이라고 생각합니다”고 성남시정에 매진하겠다고 했다.
손 위원장은 셀프디스 캠페인을 100여명까지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