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장영은 기자
2011.10.05 14:09:44
예탁결제원·주택금융公·대한주택보증 등 미혼 남녀 `맞선`
24명 참가해 7커플 `성공`..커플 평균 연봉 `억대`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지난달 21일 서울 여의도 63빌딩. 결혼 적령기로 보이는 남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바로 이날 비공개로 개최된 단체미팅 참석자들. 총 24명의 남녀가 자리를 함께 했다. 어색함과 설렘이 공존하는 시간을 보낸 이들 중 14명, 총 7쌍이 커플로 성사됐다. 처음 만나는 자리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낮지 않은 확률인 셈이다.
여기까지는 결혼 적령기를 맞은 남녀의 여느 단체미팅 자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 하지만 이 자리가 주목을 받은 이유는 이들이 모두 금융공기업에 다니는 직원들이었기 때문이다.
이날 미팅에 참여한 직원들은 한국예탁결제원과 주택금융공사, 그리고 대한주택보증 등 모두 3곳. 높은 연봉 수준과 정년보장, 다양한 복지혜택 등으로 구직자들 사이에서는 이른바 `신의 직장`으로 통하는 곳들이다.
5일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인 알리오에 따르면 올해 예산안에 책정된 한국예탁결제원 직원의 평균 연봉은 9778만원. 주택금융공사는 7101만원, 대한주택보증은 5629만원 정도다.
단순비교가 어렵긴 하지만 산술적으로 이들 커플이 결혼에 성공할 경우 어떤 조합으로 가도 부부의 평균 연봉은 억대가 되는 셈이다.
여기에 일반 기업에 비해 육아 지원과 시간외 근무에 대한 초과 수당, 성과금 등을 감안하면 주변의 부러움을 살 만한 조합이다.
또 우연찮게도 이들 기관은 모두 오는 2014년까지 부산 금융중심지로 이전해야 한다. 각 기관에서는 부산 이전을 염두에 두고 만든 자리는 아니라고 손사래를 치고 있다.
하지만 안팎에서도 직원들의 안정적인 부산 정착과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가 아니겠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들 기관에서는 이같은 주위의 시선을 의식한 탓인지 단체 미팅 행사를 비공식으로 진행했다.
이 행사를 주관한 결혼정보업체 관계자는 "해당 기관에서 행사에 관한 사항을 일절 비공개로 해줄 것을 요청했다"며 "담당자 외에는 관련 정보를 알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이같은 금융공기업 직원들만의 단체 미팅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한국거래소가 일부 부서를 부산 거래소로 이전하면서 미혼 직원들의 결혼정보업체 가입비를 지원해준 적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