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서 숲으로 이어지는 제주올레 13코스
by노컷뉴스 기자
2009.06.23 16:09:01
[노컷뉴스 제공] 제주도의 해안가를 따라 지도를 이어갔던 제주올레의 코스가 이번에는 방향을 틀어 내륙으로 연결된다. 제주올레 13코스는 12코스의 종점이기도 한 제주시 한경면의 용수포구가 출발지로 한경면 일대의 용수리, 두모리, 낙천리, 저지리에 걸쳐 총 15.3 km 구간을 지나는 숲길이다.
바다는 오직 시작점인 용수포구에서만 인사한다. 길은 내륙으로, 중산간으로 연결된다. 제주올레 탐사팀에게 길을 이어가라고 손짓했던 여러 개의 숲들은 그 동안 누구도 지나지 않았던 그야말로 제주의 가장 깊은 비밀스런 이야기 같은 곳이다. 숲은 입구부터 무성한 풀들로 길을 숨기고 있었고 그 숲의 반대편까지 머리까지 자란 풀섶을 헤치고 지나온 제주올레 탐사팀의 고민은 가장 아름다운 길이 여기 숨어 있는데 과연 어떻게 길을 만들 수 있을까였다.
이때 제 13 공수특전여단 (71특전대대장 중령 황석호)이 마치 거짓말처럼 제주올레를 돕겠다고 나섰다. 사단법인 제주올레 서명숙 이사장에게 제주도에 1개월씩 주둔하는 특전사 병사들을 위해 특강을 해달라고 요청한 것이 그 계기였다. 서명숙 이사장은 제주에 열린 아름다운 길들에 대한 이야기와 그 길이 만들어진 이야기를 전했다.
특히 해안가 구간에서 돌을 날라 정비한 해병대원들의 힘으로 해병대길이 명소가 되고 사람들의 기억 속에 두고두고 남아 있다는 이야기였다. 특강 후 제주올레의 길을 만드는데 도움을 주고 싶다는 특전사의 의지가 전해졌다. 바닷길을 만드는데 대한민국 해병대가 힘을 다했다면 이제 산길과 숲길은 특전사가 돕겠다고 나선 것.
길가의 아스팔트까지 녹여 버릴 듯한 뜨거운 날. 이틀에 걸쳐 50여명의 특전사 병사들은 7개의 구간별 숲길, 총길이 3km에 달하는 숲길을 뚝딱 만들었다.
숲의 나무들을 다치지 않게 하면서 한두사람이 다닐 수 있는 작은 오솔길을 만들어냈다. 병사들은 부탁하지도 않았던 2개의 앙증맞은 쉼터까지 숲길 사이에 만들어 놓았다. 병사들은 다른 어떤 훈련보다도 제주올레 길을 만드는 일이 보람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제주올레 13코스가 지나는 제주시 한경면 낙천리. 350여 년 전 제주도에 처음으로 대장간(불미업)이 시작된 낙천리는 주재료인 점토를 파낸 아홉개의 구멍에 물이 고여 수원이 풍부한 샘(굿)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간직한 낙천리 아홉굿 마을. 특히 천 개의 아름다운 의자들이 현대 설치미술의 한 장면 같은 풍경을 보여주는 아홉굿마을 체험마당은 낙천리의 백미 같은 곳이다. 3층 높이 의자 구조물부터 작은 나무 스툴까지 마을사람들이 모두 모여 나무를 자르고 다듬어서 만들었다는 천 개나 되는 의자들은 올레꾼들의 눈과 그리고 다리를 즐겁고 편하게 해줄 명소로 떠오를 것이다. 또한 이곳은 마을의 자연과 삶을 체험할 수 있는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한다. http://ninegood.go2vil.org
13코스의 막바지에 들르게 되는 저지오름은 2007년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제주도에서도 손꼽히는 아름다운 숲이다. 닥나무가 많아서 닥몰오름으로 불렸는데 저지는 닥나무(楮)의 한자식 표현. 울창한 소나무 삼나무 팽나무 등이 한여름에도 서늘한 그늘을 만들어내는 저지오름은 높이 390미터 둘레 1540미터로 제주올레 13코스는 정상과 둘레길에 모두 걸쳐있다. 아담하지만 깊은 숲 저지오름은 숲 속의 고요와 평화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날짜 및 출발장소 - 6월 27일 토요일 오전 10시, 제주시 한경면 용수리 용수포구(절부암)
용수포구‐충혼묘지사거리(1.5km)‐복원된 밭길(2.1km)‐용수저수지 입구(2.95 km)‐특전사숲길입구(4.7 km)‐고목나무길(6.56 km)‐고사리숲길(7.35 km)‐낙천리 아홉굿 마을(8.5 km)‐낙천잣길‐용선달리(11.1 km)‐뒷동산 아리랑길(11.6 km)‐저지오름 정상(13.1 km)‐저지마을회관(15.3 km)
문의: 사단법인 제주올레 064‐739‐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