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더 낫다"…中 TV 업체, OLED '공개 도발'[CES 2022]
by신중섭 기자
2022.01.07 11:21:05
세계 TV 3위 中 TCL, CES서 OLED 공개비판
"밝기·색영역·두께 등 모두 우리가 낫다"
3.9mm TV '눈길'…알고보니 구동부 천장에 숨겨
"사실상 유일한 非OLED 업체되면서 공격적 마케팅"
[라스베이거스(미국)=이데일리 신중섭 기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는 안 한다. OLED보다 미니 LED가 더 낫다.”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에 이어 세계 TV 시장 점유율 3위에 올라 있는 중국 기업 TCL이 ‘CES 2022’에서 OLED TV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액정표시장치(LCD) TV의 일종인 미니 LED TV와 OLED TV를 비교한 안내표까지 설치해 자사의 미니 LED가 우위에 있다고 주장했다.
| TCL가 CES 2022부스에 마련한 미니 LED 기술과 OLED 기술 비교표. (사진=신중섭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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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CL은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 부스를 마련해 미니 LED TV를 비롯해 QLED TV, 게이밍 모니터, 생활가전 등 다양한 신제품을 선보였다.
특히 이번 CES 2022에서 최고 혁신상을 수상한 85인치 미니 LED TV ‘X9 8K OD Zero Mini-LED TV’(X925 PRO)를 앞세워 전시했다. 이 제품은 두께가 10mm에 불과하다.
눈에 띄는 부분은 부스 한쪽 면에 자사의 ‘미니 LED’ 기술을 소개하는 별도 공간을 꾸린 점이었다. 특히 TCL은 미니 LED와 OLED와의 비교표를 함께 전시했는데, 프리미엄 TV 시장의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는 OLED가 자사가 주력하는 미니 LED보다 △밝기 △색 영역 △해상도 △번인 △가격 △두께 등 사실상 거의 모든 영역에서 뒤처진다는 내용이었다. 전시 안내를 하는 직원도 관람객들에게 OLED의 단점을 지적하며 자사 미니 LED 기술의 우수성을 적극적으로 강조했다.
| TCL이 CES 2022에서 전시한 ‘울트라 슬림 8K 미니 LED’(사진=신중섭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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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CL이 내세운 제품 가운데 관람객들의 관심을 끈 제품은 ‘울트라 슬림 8K 미니 LED’였다. 전시된 제품은 프로토타입(시제품)으로 두께가 3.9mm에 불과했다. 얇은 두께로 벽에 밀착하는 형태의 갤러리 디자인을 내세운 LG전자의 LG 올레드 에보(모델명: G1) 제품의 두께가 20mm인데, 이의 1/4도 안되는 셈이다. LG전자 OLED 라인업 중 가장 얇다고 알려진 월페이퍼 디자인의 ‘LG 시그니처 올레드 TV W’ 보다도 단 0.05mm 두꺼웠다. 일반적으로 LCD 제품은 백라이트가 있어 OLED 제품보다 두껍다.
관람객들은 놀라움을 연발했지만 이 제품엔 어느 정도의 ‘눈속임’이 들어갔다. 통상 TV 뒷부분에 달려 있는 구동부를 부스 천장에 숨긴 것이다. TV는 크게 디스플레이 패널이 있는 ‘화면부’와 디스플레이를 작동하게 하는 ‘구동부’로 나뉘어 있다. OLED TV를 포함한 대부분의 TV 제품은 화면부를 얇게 만든다고 하더라도 TV 뒷면에 구동부를 붙여야 해 일정 정도의 두께를 지닐 수밖에 없다.
천장에 연결된 구동부도 전시를 위해 임시로 연결해놓은 듯해 당장 실제 제품으로 출시되기는 어려워 보였다. 다만 LCD TV의 화면부를 3mm대로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선 주목할 만 했다. 시제품과 같이 천장에 구동부가 달리는 형태로 출시될 예정이냐는 질문에 TCL 부스 직원은 “아직 출시 시기나 가격이 정해지지 않은 시제품”이라며 “실제 출시되는 제품의 형태는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니 LED TV는 LCD TV의 일종이다. LED를 백라이트(광원)로 쓴 LCD TV를 LED TV라고 부르는데, 미니 LED TV는 이 중에서도 100∼200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아주 작은 LED를 촘촘하게 배치해 더 밝고 선명한 화면을 구현했다.
반면 OLED TV는 LCD TV와는 달리 백라이트가 필요없이 픽셀 스스로가 빛을 내고 밝기를 조절하는 ‘자발광’ TV다. 백라이트가 없어 얇고, 돌돌 말거나 휘는 등 다양한 형태의 TV를 만들기에도 용이하다. 명암비나 블랙 표현도 강점이다. 업계에선 시장 초기 지적됐던 번인 현상 정도를 제외하곤 OLED TV가 대부분의 측면에서 LCD TV보다 우수하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2010년대 초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각광받으며 등장한 이후 점진적으로 시장을 키워오다 최근엔 생산량 증가에 따른 패널 가격이 합리화로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TCL이 이처럼 공격적으로 미니 LED 기술을 부각하고 나선 것은 글로벌 주요 TV 업체들 가운데 비(非) OLED TV 업체는 사실상 TCL만 남게 됐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전 세계 주요 TV 업체 중 아직 OLED TV 생산을 하지 않은 업체는 삼성전자와 TCL 두 곳뿐인데, 삼성전자는 연내 삼성디스플레이의 퀀텀닷(QD)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OLED TV를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의 WOLED 패널 공급계약 가능성도 열려있다. 업계 관계자는 “TCL이 사실상 글로벌 주요 TV 업체 중 OLED TV를 판매하지 않는 유일한 업체가 되면서 자사 주력 제품인 미니 LED TV를 적극 강조하고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 5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LVCC)에 마련된 마련된 TCL 부스. 자사 미니 LED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신중섭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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