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의약품' 대세…의약품 수출 4조원 돌파 역대 최대
by강경훈 기자
2018.09.06 09:20:15
바이오의약품 수출 34% 증가 성장 이끌어
미국·독일·네덜란드·프랑스·영국 등 선진국 수출 늘어
수입은 1% 줄어 무역적자 개선
전체 의약품 생산실적도 사상 첫 20조원 돌파
[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지난해 의약품 수출액이 전년대비 30.5%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의약품 수출액이 40억7126만달러(4조6025억원)를 기록했다고 6일 밝혔다. 이는 역대 최대치로 의약품 수출이 40억 달러를 넘은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중 바이오의약품 수출이 28.6% 늘어나 13억 6851만달러(1조 5470억원)을 기록했다.
국가별로는 일본이 4억9748만달러로 가장 많았고 미국(3억8600만달러), 중국(3억5988만달러), 독일(2억2112만달러), 헝가리(2억1102만달러) 순이었다. 특히 대미 수출이 전년대비 232%나 늘었으며 독일(173%), 네덜란드(487%), 프랑스(189%), 영국(3202%) 등 선진국 수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들 선진국으로 바이오의약품, 특히 바이오시밀러를 중심으로 수출이 늘어난 것이 이유”라고 설명했다. 수출이 늘어난 반면 수입은 55억7967만달러(6조3077억원)로 전년대비 1% 정도 줄어들어 무역적자가 개선됐다. 식약처 관계자는 “의약품 전체 무역수지 적자는 15억840만달러(1조7052억원)지만 바이오의약품만 별도로 분류하면 3687억원 흑자로 3년 연속 흑자기조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바이오의약품 수출은 13억6851만달러(1조5470억원)으로 전년대비 28.6% 늘어난 반면 수입은 10억4235만달러(1조1784억원)로 전년대비 14.4%만 늘었다. 바이오의약품 무역흑자는 바이오시밀러 등 유전자재조합의약품 수출(9억9156만달러)이 전년(7억1985만달러) 대비 37.7%나 늘어난 것을 비롯해 독소의약품(보툴리눔톡신) 수출이 1억195만달러(1153억원)로 전년대비 2배 이상 늘었다.
바이오의약품 수출 순위는 램시마 원액(5억6458만달러), 트룩시마 원액(3억4817만달러)가 1, 2위를 차지했다. 이 두 약의 수출액(9억1275만달러)은 전체 바이오의약품 수출실적(13억6851만달러)의 66.7%를 차지한다. 보툴리눔톡신 수출도 2015년 2418만달러에서 2016년 5077만달러, 지난해 1억195만 달러로 2년 연속 100% 이상 고속 증가했다.
의약품 수출뿐 아니라 전체 의약품 생산실적도 늘었다. 지난해 국내 의약품 생산실적은 20조3580억원으로 전년대비 8.3% 늘었다. 의약품 생산실적이 20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바이오의약품(사람이나 동물의 단백질이나 세포를 이용해 만든 의약품. 세포치료제나 항체치료제, 백신 등이 있다) 생산실적은 2조6015억원으로 전년대비 29.6% 늘어났다. 최근 5년 새 연평균 의약품 총생산은 5.6% 늘어나 전체 제조업 평균(4.3%)을 웃돌았다. 지난해 의약품 생산실적은 국내총생산(GDP) 중 1.18%, 제조업 분야 중 4.27%를 차지했다.
이중 원료의약품 생산 증가가 눈에 띄었다. 지난해 완제의약품 생산실적은 17조5510억원으로 전년대비 7.5% 늘어난 반면 원료의약품은 2조8070억원으로 완제의약품보다 생산량은 적었지만 전년대비 증가율은 13.5%로 증가폭은 훨씬 컸다. 식약처는 이에 대해 국내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의 복제약) 제조업체들의 수출 증가에 따라 원료의약품 생산량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으로 셀트리온(068270)은 자가면역질환 바이오시밀러 ‘램시마’ 원액을 3671억원 어치 생산해 원료의약품 생산 1위를 기록했으며 2위와 3위도 항암제인 트룩시마 원액(3473억원)과 허쥬마 원액(968억원)이 차지했다. 이들 원료의약품 생산에 힘입어 셀트리온은 지난해 전년대비 110.6% 늘어난 9023억원의 의약품을 생산해 생산실적 1위를 기록했으며 그 뒤를 한미약품(128940)(7596억원), 종근당(185750)(7178억원), 대웅제약(069620)(6682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국내 개발 신약의 생산실적도 늘었다. 지난해 국산신약 생산실적은 전년(1678억원) 대비 10.1% 늘어난 1848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고혈압치료제 ‘카나브’가 402억원으로 가장 높았으며 당뇨약인 ‘제미글로’ 327억원, 항궤양제 ‘놀텍’ 261억원 순을 기록했다. 특히 만성폐쇄성폐질환 치료제 ‘자보란테’(652%), 백혈병치료제 ‘슈펙트’(229%), 관절염치료제 ‘펠루비’(88.4%) 등의 생산 증가율이 돋보였다.
류영진 식약처장은 “최근 의약품 생산 및 수출 증가는 제약업계의 노력과 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ICH) 및 의약품실사상호협력기구(PIC/S) 가입 등 정부의 다양한 기술 및 정책적 지원이 결실을 맺은 것”이라며 “앞으로도 해외 규제기관과 협력체계 구축을 위한 노력과 함께 국내 제약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맞춤형 기술지원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