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경쟁력 강화 수습교사제가 해법”
by신하영 기자
2014.06.15 17:22:00
유광찬 전주교대 총장 인터뷰
“신임교사 시행착오 최소화 위해 6개월 이상 수습 거쳐야”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유광찬 전주교육대 총장은 신임교사들이 겪는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해 수습교사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했다. 수습교사제는 교원 임용시험 합격 후 약 1년간의 수습 기간을 거쳐 정식 발령을 받도록 하는 제도다. 현재 초·중등 교사는 임용시험에 합격하고 나면 2~3주간의 연수를 마치고 곧바로 교육현장에 투입된다.
“신임 교사들은 공통적으로 학생 생활지도와 학부모 상담에서 어려움이 크다고 호소합니다. 교직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학생과 학부모를 대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지요. 현재도 4학년 때 실무실습을 하고 있지만, 이때는 임용시험 합격이 급선무이기 때문에 실습에 집중할 수 없습니다.”
유 총장은 교사 임용 초기 발생하는 시행착오와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교대 졸업생이 임용시험에 합격하더라도 최소 6개월 이상은 수습기간을 거친 뒤 발령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학생들이야 시험에 합격하면 빨리 발령을 받길 원한다. 하지만, 바로 교사로 임용된 학생들은 발령받은 뒤 교육현장에서 어려움을 겪다 보면 수습교사제의 필요성에 공감한다”고 덧붙였다.
학령인구 급감에 따라 교대의 인기도 예전만 못하다는 세간의 평가에 유 총장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학령인구 감소세는 이제 바닥을 쳤다고 본다”며 “최소한 지금보다 더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지난해부터 초등교사 임용시험에 영향을 미쳐온 지역 가산점제가 축소(5점→3점)되면서 전국을 무대로 교대 간 경쟁이 시작됐다고 진단했다. 지역 가산점제는 초등학교 교원 임용 시험에서 지역소재 교대 출신자에게 가산점을 부여하는 제도다. 우수한 인재를 해당 지역 교대로 유치한 뒤 인재가 다시 그 지역에서 교육정책을 펴나가는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도입됐다.
“1차 시험 때만 해당 지역 교대 출신에게 3점이 가산되는데, 1차에서 합격인원의 1.5배수가 합격하기 때문에 지역 가산점제는 의미가 없습니다. 초등교사 임용시험의 경쟁률이 1.5대 1 정도이기 때문입니다.” 가산점을 부여받은 지원자와 가산점을 못 받은 지원자 모두 1차 시험은 무사통과 하는 만큼 가산점이 의미가 없어졌다는 얘기다.
유 총장은 무한경쟁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 ‘우수학생 유치’와 ‘임용시험 합격률 전국 최고 수준 유지’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전국에서 우수한 학생을 유치하기 위한 유 총장의 선택은 전국 최고 수준의 장학금 지급과 임용시험 합격률 끌어올리기다. 장학금을 많이 주고 임용시험 합격률을 끌어올리면 자연스럽게 전국에서 뛰어난 학생이 몰릴 것이란 생각에서다.
유 총장은 2011년 2월 취임 후 이 부분에 힘을 쏟았다. 그 결과 초등교원 임용시험 합격률 4년 연속 전국 1위를 달성했다. 최근 실시된 2013학년도 시험에서는 합격률 94.4%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장학기금도 확충해 지금은 학생 10명 중 6명 정도가 반액 이상의 장학금을 받고 있다.
“매년 1억 3000만원을 투입해 임용시험 특강도 열고 있습니다. 임용시험에 합격하는 학생이 많아져야 전국에서 우수 학생이 몰리고, 그러다 보면 합격률이 다시 높아지는 선순환이 가능합니다. 이를 위해 기숙사 수용률도 취임 당시 32%에서 36%까지 높였습니다.”
실제로 유 총장 취임 전만 해도 전주교대 학생 중 전주·전북 외 지역 출신은 43%에 머물렀지만, 최근엔 54%까지 상승했다. 여기엔 지난 3년간 전국을 누비면서 학생들에게 직접 입학 홍보를 한 그의 노력도 한몫했다.
이제 임기를 7개월 남짓 남겨둔 그는 퇴임 뒤 평교수로 돌아가 학생들을 가르치고 싶다고 했다.
“세월호 참사 뒤 교사에 대한 인성도 강조되고 있습니다. 우리 대학은 교직 실무과목에서 학생들에게 교육관을 가르치고 있지만, 이를 더욱 강화할 방침입니다. 남은 임기 동안 모교를 실력과 인성 면에서 전국 최고 수준으로 올려놓은 뒤 떳떳하게 퇴임하고 싶습니다.“
◇유광찬 총장은
1956년생으로 전북 출신이다. 1976년 전주교대를 졸업한 뒤 세종대대학원에서 교육학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5년간 초등학교 교사로 일했다. 1995년부터 전주교대 교수로 재직해 오다 2011년 총장으로 선출됐다. 교육계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2010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표창과 감사장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