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춘동 기자
2011.04.06 12:00:00
가계·중소기업 중심으로 신용위험도 치솟아
한은,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시 결과` 발표
[이데일리 김춘동 기자] 국내 금융회사들의 몸집불리기 경쟁이 카드대란 직전 수준까지 심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이에 따라 가계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신용위험이 가파르게 치솟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올 2분기 국내은행의 대출태도지수 전망치는 21로 카드대란 직전인 2002년 1분기 22 이후 9년 3개월만에 가장 높았다.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환원에도 불구하고 가계일반에 대한 대출태도지수 전망치 상승이 두드러졌다. 가계일반의 대출태도지수 전망치는 19로 역시 2002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았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경우 각각 2006년 2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대출태도지수 전망치 상승은 은행들이 올 2분기중 그만큼 대출을 많이 늘리겠다는 의미다. 서베이 응답자들은 대출확대의 가장 중요한 배경으로 시장점유율 제고를 꼽아 금융위기로 주춤했던 자산확대 경쟁이 재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4대 금융지주회사 출범과 함께 국내은행들의 자산확대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자산확대 경쟁이 추세적으로 이어질 지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회사들간 외형경쟁 속에 금리마저 꾸준히 오르면서 신용위험도 크게 치솟을 것으로 조사됐다. 올 2분기 국내은행의 신용위험지수 전망치는 16으로 작년 3분기 이후 가장 높았다. 특히 가계부문은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3분기 수준까지 상승했다.
가계부문의 신용위험지수는 금융위기 기간인 2008년 4분기와 2009년 1~2분기중 25까지 치솟았다가 꾸준히 하락해 올 1분기엔 9까지 떨어졌었다.
중소기업의 신용위험지수 전망치 역시 16으로 크게 높아졌다. 일본 대지진과 원자재값 상승 등으로 경영 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탓이다. 특히 부동산 경기 부진으로 건설과 부동산 업종의 신용위험이 높은 상태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됐다.
신용위험 상승은 채무상환 능력이 약화되면서 그만큼 대출을 갚지 못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의미다.
반면 전반적인 대출수요는 오히려 줄어들 것으로 나타났다. 올 2분기 대출수요지수 전망치는 19로 올 1분기에 비해 오히려 소폭 하락했다.
다만 가계와 중소기업의 경우 생계형자금과 여유자금 확보 등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대출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자금은 DTI 규제 환원과 금리상승 등의 영향으로 큰 폭 축소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번 대출행태서베이는 지난달 10일부터 21일까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을 제외한 16개 금융회사의 여신업무 담당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