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있는 선물옵션)선물가격과 배당

by서동필 기자
2005.11.29 13:57:39

[이데일리 서동필 칼럼니스트] 12월 선물·옵션 동시만기(트리플위칭데이)가 어느덧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동시만기를 걱정하는 이유는 만기 직전까지 쌓여 있던 매수차익거래 잔고(현물을 사고 선물을 파는 포지션)가 청산되면서 일시적인 수급 부담을 발생시켜 주식시장의 조정으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 들어 강세장이 이어지면서 만기일 부담이 크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프로그램 매물이 대규모로 출회됐지만 대부분 무난히 소화됐기 때문이다.



12월 만기를 앞두고 매수차익거래 잔고는 1조6000억원을 상회하고 있다. 2003년 12월4일 1조8000억원을 넘어선 적이 있어 여전히 더 늘어날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하다.

특히 지수가 역사적 고점을 형성하면서 프로그램 매매에 필요한 절대금액 자체가 커질 수 밖에 없어 매수차익거래 잔고도 새로운 역사를 쓸 가능성이 높다.

일반적으로 차익거래는 선물 20계약 기준으로 매매를 한다. 지수가 100포인트일 때 선물 20계약은 10억원이 되지만 지수가 160포인트일 때 선물 20계약은 16억원이 필요해 지수가 상승할수록 매수차익거래 대금은 증가하게 된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본다면 지수가 오르면서 매수차익거래 잔고가 늘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나 정작 12월 트리플위칭데이가 중요한 이유는 배당과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배당은 선물의 이론가를 하락시킨다. 이는 수치를 계산하지 않더라도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주식을 사거나 선물을 사거나 똑같은 비용이 소요된다면 주식은 배당을 얻을 수 있는 반면 선물은 배당을 얻을 수 없어 불리하다.

따라서 배당을 얻을 수 없는 선물은 배당만큼 주식보다 싼 가격으로 거래돼야 공평하다. 만일 선물가격이 주식가격에 배당금을 뺀 것보다 비싸다면 선물을 사는 것보다 주식을 사는 것이 더 매력적일 수 밖에 없다.

이 논리에 따라 차익거래도 자연스럽게 발생한다. 주식을 사고 선물을 팔면 최소한 주식에서 얻는 배당은 취할 수 있게 된다. 만일 주가가 하락하게 되면 선물매도 포지션에서 수익이 나기 때문에 배당만큼은 무위험으로 얻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선물가격은 최소한 배당만큼 할인돼 거래가 된다. 예상되는 배당이 높을수록 선물이론가는 하락하게 된다. 배당효과는 12월 말에 나타나기 때문에 선물 12월물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고 내년 3월물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즉 3월물은 배당만큼 할인돼야 한다.

따라서 최근월물과 차근월물의 차이인 스프레드는 마이너스(-) 값을 갖게 되고 배당수익이 클수록 마이너스 폭은 더 커지게 된다.



그러나 지수가 상승하게 되면 배당수익률은 하락하게 된다. 예를 들어 1만원에 주식을 사서 1000원 배당을 받으면 배당수익률이 10%지만 만일 주식을 1만2000원에 샀다면 배당수익률은 8.3%로 하락하게 된다.

따라서 배당수익률은 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될 수 없고 주가가 상승할수록 배당 매력은 감소하게 된다.

배당 매력이 떨어지면 스프레드의 마이너스 폭은 감소하게 된다. 코스피200을 구성하는 기업들의 올해 배당금 총액은 지난해에 비해 13%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여 배당수익률은 2.0%내외로 추산되고 있다. 배당금증가율이 13.1%정도 늘어나는데 그치는 반면 시가총액 증가율은 42%에 육박해 그만큼 지난해에 비해 배당 매력이 감소하게 된다.

배당 매력이 감소하면 스프레드의 마이너스 값은 축소돼야 한다. 따라서 적정한 스프레드 수준이 얼마인가를 추정해 내는 것이, 차익거래의 기회가 있는지 매수차익거래 잔고의 동향이 어떠한지를 파악해 볼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현재 시장에서 거래가 되고 있는 스프레드 수준은 -2.25~ -2.35포인트 수준이다. 그러나 예상배당금을 기초로 추정한 스프레드는 -1.65정도가 된다. 차이는 대략 0.60~0.7포인트 수준이다. 이는 현재 선물 3월물이 너무 싸게 거래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주식을 사고 배당을 받는 것보다 선물을 사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의미다.



`주식을 사고 배당을 받는 것보다 선물을 사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것을 차익거래에 적용해보자. ①배당락일까지 주식을 보유하면서 배당을 취하고 선물매도를 유지할 것인지 ②주식을 버리고 상대적으로 저평가 돼 있는 선물을 살 것인지를 놓고 고민해보자.

현재 시장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를 통해 산출된 수치를 놓고 보면 3월물 선물가격은 12월물에 비해 1.65포인트정도 싸야 하는데 시장에서는 2.25포인트나 싸게 거래가 된다. 그렇다면 배당보다는 저평가된 선물을 사는 것이 합당하다.

결과적으로 스프레드 가격이 현수준에서 거래가 된다면 누적되고 있는 매수차익거래 잔고는 청산되는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아주 높다. 시장이 효율적이라면 스프레드는 지금보다 높아지게 될 것이다. 아무리 스프레드가 나쁘다고 해도 -2.0포인트 이하에서 형성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제부터는 슬슬 스프레드가 어느 수준에서 거래가 되는지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리고 스프레드 매메에 관심이 있다면 스프레드 매수에 나서는 것이 유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