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경제·금융수장 회동…'역전세난 공포'에 DSR 미세조정 등 논의

by하상렬 기자
2023.06.05 11:49:29

6일 비공개 회동 가져.."정례회의 차원"
역전세난, 부동산 시장 영향 등 논의할 듯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전셋값 시세가 기존 보증금보다 적어 집주인이 보증금을 제때 돌려주지 못하는 ‘역전세 공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경제·금융수장들이 6일(내일) 비공개 회동을 가져 관심이 모아진다. 전세 사기 피해자, 역전세 문제 등에 한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을 완화하는 등 미세 조정하는 방안이 논의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지난달 28일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단지 내 부동산 중개업소의 모습.
5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오는 6일 비공개 회동을 갖는다. 이들은 역전세 문제가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집중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정부 출범 후 경제·금융수장들은 이른바 ‘F(Finance) 4’ 회의를 통해 거시경제 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해왔다. 경제금융정책을 사전 조율하는 등 정책 일관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오는 6일 만남도 정례회의 차원이라는 것이 복수의 당국 관계자들 설명이다.

한은에 따르면 잔존 전세계약 중 깡통전세 위험가구 비중은 지난해 1월 2.8%(5만6000호)에서 지난 4월 8.3%(16만3000호)로 큰폭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역전세 위험가구 비중은 25.9%(51만7000호)에서 52.4%(102만6000호)로 늘었다. 지역별로 깡통전세와 역전세의 비중을 보면 서울(1.3%, 48.3%)보다 비수도권(14.6%, 50.9%)과 경기·인천(6.0%, 56.5%)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DSR 규제 완화 조치에 대한 논의가 나올지 주목된다. 지난해 7월부터 적용된 현행 DSR 규제는 총대출액이 1억원을 넘으면 원칙적으로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연 소득의 40%(제2금융권 50%)를 넘지 않도록 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DSR 규제를 완화하면 돈을 갚을 능력을 초과한 대출이 이뤄져 부동산 시장의 불안정성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규제 완화에 부정적 입장이다. 한은도 DSR 완화 외에 다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다. 최근 가계부채가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는 점에서 DSR 규제를 완화하기 힘들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5월말 가계대출 잔액은 677조6122억원으로 전월(677조4691억원) 대비 1431억원 증가했다. 2021년 12월 이후 1년 5개월 만에 증가세 전환이다.

다만 대형 전세사기에 이어 역전세, 깡통전세 위험이 전세 시장을 뒤흔들 조짐인 데다, 정부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짐에 따라 전세 사기 피해자, 역전세 문제 등에 한해 DSR 적용을 완화하는 등 미세 조정하는 방안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