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인' 복귀 김종인 "아무리 부족하고 미워도 야당 살려줘야"

by박경훈 기자
2020.04.16 09:26:36

16일, 긴급 기자회견 열고 소회 밝혀
"당, 변화하지 않은 결과가 그대로 반영된 것"
"文 정부, 나라 옳지 않은 길로 끌고 간다고 봐"
비대위원장 선임론 "얘기 들어본 적 없어"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16일 오전 국회에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 관련 입장표명을 하기에 앞서 잠시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김나경 인턴기자]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이 16일 “아무리 부족하고 미워도 나라의 앞날을 위해 야당을 살려줘야 한다”며 자연인으로 돌아갔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21대 총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솔직히 아쉽지만 꼭 필요한 만큼이라도 표를 준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며 “정부여당을 견제할 작은 힘이나마 남겨줬다”고 총평했다.

그는 “내가 승리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며 “내가 원래 이 당에 오고 늘 얘기한 게 있었다. 선거 과정 속에서 변화를 키워볼 수 있을까 했지만, 변화하지 않은 결과가 그대로 반영된 거라 생각한다”고 고백했다.

김 위원장은 “‘야당도 변화하라’는 명령으로 받아들이겠다”며 “국민 여러분의 지지를 얻기에 통합당의 변화가 모자랐단 것도 인정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세도 갖추지 못 한 정당을 지지해달라 요청한 걸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총선에서 드러난 국민 마음을 잘 새겨 야당도 변화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김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가 나라를 옳지 않은 길로 끌고 간다고 본다. 그런데 어쩌겠느냐”며 “문 대통령에도 당부한다. 코로나 사태는 정부가 최대한 선제적이고 과감하게 재정 투여를 해야만 극복할 수 있다. 전례 없는 위기 극복을 위해 야당 요구에도 귀를 기울이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자신의 거취에 대해 “내가 여기 올 때부터 말했다”며 “선거하는 데까지가 내가 할 수 있는 임무라 생각하고 ‘선거가 끝나면 깨끗이 내가 일상 생활로 돌아간다’고 얘기했다”고 답했다.

선거 패배 요인에 대해서는 “다 지나간 것이다. 선거는 결과로 나타났기 때문에 당이 알아서 잘 분석해서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방안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각에서 나오는 비대위원장 임명설에 대해서는 “나는 그런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