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현아 기자
2013.03.21 12:02:37
경쟁사들 "SKT니까 가능한 요금제..당장 따라오기 어려워"
SKT "약탈적 요금제 아냐..보조금 대신 혁신적 요금제로 승부수"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SK텔레콤이 월3만5000원 이상 내는 자사 가입자들끼리는 무제한으로 음성통화하고, 다른 회사 가입자들에게도 SMS(건당 20원)와 MMS(건당 100원)를 무료화하면서,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까지 허용하자 경쟁사들이 크게 긴장하고 있다.
SK텔레콤(017670)은 지난 20일 방송통신위원회 인가를 받았다며 약탈적 요금 가능성을 일축했지만, KT(030200)와 LG유플러스(032640)로서는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다. 26000만 명에 달하는 SK텔레콤 가입자 대부분이 이 요금제(T끼리 요금제)에 가입할 경우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돼 가입자를 뺏아오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또한 자사의 가입자들도 가족이나 연인, 직장 동료가 뭉쳐 SK텔레콤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KT 관계자는 “나름 의미가 큰 요금제이지만 현금유동성이 큰 SK텔레콤이니까 가능하지 않겠나”라면서 “타사 가입자와 통화 시에도 MMS를 전면 무료화한 게 더 큰 것 같다”고 평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도 “저희도 이에 대응하는 요금제나 다른 개념의 요금제를 통해 요금경쟁력을 유지해 나갈 것”이라면서도 “시장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이 가격을 파괴한 약탈적인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두 회사 모두 분석을 통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판단한 뒤 대응책을 마련하겠지만, ‘LTE데이터 무제한’처럼 하루 이틀 사이에 모방하기는 부담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박인식 SK텔레콤 사업총괄은 “인가과정에서도 그런 우려가 있었지만 가입자 쏠림은 크지 않은 것으로 안다”면서 “이미 사업자들(KT 등)이 망내 무료를 해도 그런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 총괄은 “무의미한 보조금 경쟁에 함께 했던 것에 대해 반성한다”면서 “T끼리 요금제는 본원적인 상품과 서비스 경쟁으로 가는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윤원영 마케팅전략본부장도 “전 세계적으로 마켓쉐어가 50%가 넘는 기업 4곳에서 이런 요금제를 냈는데 경쟁 쏠림이 거의 없더라”면서 “경쟁사 가입자를 끌어오는 게 아니라 2600만 SK텔레콤 고객에게 혜택을 드리는 것으로 봐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