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전문건설공제조합, 저축은행 인수戰 참여

by이태호 기자
2011.02.25 13:21:48

사모투자기구 활용해 간접인수 예상
건설공제조합 "우리는 전혀 검토 안해"

[이데일리 이태호 이지현 기자] 총자산 4조원 규모의 전문건설공제조합이 사업다각화를 위해 저축은행 인수·합병(M&A) 시장에 뛰어든다.

전문건설공제조합은 그동안 군인공제회나 교직원공제회와 달리 신사업 추진에 매우 소극적이었지만 최근 PF 대출부실이 몰고온 저축은행의 위기를 기회로 판단하고,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경영권 인수를 위한 `옥석 가리기`에 착수했다.

25일 전문건설공제조합 관계자는 "사업개발팀에서 작년말부터 인수 검토를 시작했으며 현재 일부 회사들과 접촉하고 있다"며 "각 은행별 결산보고서가 나오는대로 인수 대상을 자세히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행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르면 공제조합은 자산운용회사 또는 간접투자기구에만 출자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조합은 사모투자기구(PEF) 등을 활용해 간접적으로 경영권을 확보하는 방식을 구상하고 있다.
 
저축은행 M&A 시장은 올해 이례적으로 `큰 장`을 예고하고 있다.



부동산경기 침체로 PF 대출이 줄줄이 부실화하면서 올 들어서만 8곳의 저축은행(합산 자산 12조6000억원)이 영업정지 조치를 당했고, 이중 영업재개가 어렵다고 판단되는 곳은 매각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한 조합 관계자는 "독자 경영이 힘들어진 저축은행에서 먼저 찾아오는 곳도 있다"며 "사업다각화를 위해 좋은 인수 시점으로 판단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현재 저축은행 매물에는 금융지주회사들과 제2금융권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8일엔 우리금융지주(053000)가 삼화저축은행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여기에 풍부한 자금여력을 갖춘 전문건설공제조합까지 가세할 경우 시장 열기는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금융당국도 공제조합의 시장 참여를 반길 것으로 예상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부실 저축은행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당국 입장에선 자금여력이 큰 기관의 참여를 긍정적으로 볼 것"이라며 "그동안 절차상 문제로 신사업 진출에 애로가 있던 공제조합 입장에선 더없이 좋은 기회"라고 설명했다.

다만, 공제조합 특성상 공격적인 투자가 어렵고 조합원들의 의사를 반영해야 한다는 점은 이번 인수 추진에 걸림돌로 지적됐다.

건설연구기관의 한 연구원은 "저축은행 인수는 공제조합의 사업다각화를 위한 좋은 기회이기도 하지만, 위험한 일이기도 하다"며 "관심을 충분히 가질 수 있는 상황이긴 한데 실제 액션으로 옮기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자산규모 6조원 규모의 건설공제조합은 전문건설공제조합과 달리 저축은행 투자에 전혀 관심을 가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정용원 건설공제조합 홍보팀장은 "건설공제조합은 저축은행에 대한 투자를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