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기훈 기자
2011.01.10 13:16:36
CA, 분기 수익 24% 세금부과
각국 세금 추징 달라 부담 확대
[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유럽 은행권이 이중과세 탓에 실적이 대폭 악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지난달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 회의에 제출된 보고서를 입수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유럽 각국이 대형은행들의 대차대조표에 10여 가지 세금을 부과키로 하면서 은행 중 일부는 분기 순익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실적에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 곳은 프랑스계 크레디 아그리콜(CA). 크레디 아그리콜은 세전 수익의 24%를 세금으로 납부해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뒤이어 네덜란드계 은행인 ING가 21%, 덴마크계 은행인 단스케방크도 세전 수익의 15%를 세금으로 지출할 것으로 예상됐다.
은행들은 유럽 각국들의 세금 부과 방안이 조금씩 다른 탓에 이중으로 세금을 물어야 한다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실제 유럽 내에서는 영국과 프랑스만이 이중과세 방지를 위한 협정을 맺은 상태다.
이중과세의 최대 희생양이 될 것으로 보이는 크레디 아그리콜의 경우 자체 통계로는 프랑스 정부에 6400만유로의 세금만 내면 된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이는 크레디 아그리콜의 2009년 세전 이익인 15억유로의 4%에 불과하다. 단스케방크 역시 자국 정부의 세금 부과안이 불공평하다며 수정을 요구하고 있다.
유럽 각국들은 금융위기 이후 은행권의 재무건전성 확보와 향후 위기 대응 차원에서 은행권에 대한 세금 추징을 강화하는 추세다. 지난해 말 영국 정부가 은행권의 대차대조표상에 0.05% 세율의 세금을 물리기로 한 것을 비롯해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은 물론 벨기에와 덴마크, 키프로스, 오스트리아, 포르투갈, 헝가리, 스웨덴 등도 세금 추징안을 공개한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