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지영의 기자
2026.08.22 11:33:02
'AI 챗봇' 클로드 개발사 앤트로픽, 책등 잘라 스캔한 뒤 종이책 폐기
美 시민단체 18곳 “후발업체 접근 막는 시장봉쇄”
법원은 합법 구매 도서 활용 ‘공정이용’ 판단
[이데일리 마켓in 지영의 기자] 인공지능(AI) 기업들이 학습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종이책을 대량으로 사들여 스캔한 뒤 원본을 폐기하는 관행이 반독점 논란으로 번졌다. 희귀·절판 도서까지 사라질 경우 자본력이 큰 기업만 디지털 자료를 보유하고 후발 업체는 같은 학습자료에 접근하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2일 미국 악시오스와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시민단체 디맨드 프로그레스 교육기금과 미국소비자연맹(CFA) 등 18개 기관은 21일(현지시간) 연방거래위원회(FTC)에 공동서한을 보내 AI 기업들의 도서 대량 구매·파기 행위를 즉각 조사해 달라고 촉구했다.
논란의 중심에는 AI 챗봇 ‘클로드’를 개발한 앤트로픽이 있다. 앤트로픽은 ‘파나마 프로젝트’를 통해 수백만권의 종이책을 사들인 뒤 책등을 잘라 페이지를 스캔하고, 훼손된 종이책은 폐지로 재활용했다. 이렇게 확보한 디지털 자료는 내부 AI 학습용 데이터베이스에 보관했다.
시민단체들은 책을 구매해 디지털화하는 것 자체보다 스캔을 마친 원본을 영구 폐기하는 행위에 주목했다. AI가 널리 보급되기 전에 사람이 쓴 책은 수량이 한정돼 있고, 일부 희귀본이나 절판서는 종이책 외에는 자료가 남아 있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자본력이 있는 AI 기업이 이런 책을 대량으로 사들여 폐기하면 후발 스타트업이 같은 학습자료를 구하기 어려워진다고 주장했다. 경쟁에 필요한 원재료를 선점해 다른 사업자의 접근을 차단하는 ‘투입요소 봉쇄’에 해당할 수 있다는 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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