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서 화이자 맞고 매일같이 '푹' 쓰러져…그만 살고싶다"
by이선영 기자
2021.11.25 10:50:19
[이데일리 이선영 기자]군대에서 코로나19 화이자 백신을 접종한 후 부작용으로 희소병에 걸려 조기 전역하게 된 20살 장병의 사연이 알려지며 안타까움을 안기고 있다.
25일 연합뉴스는 지난 6월 초 화이자 백신 접종 후 자가면역성 뇌염에 걸려 투병해오다 이번 주 조기 전역이 최종 결정될 예정인 김성욱(20·남) 일병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자가면역성 뇌염은 세균, 박테리아 등을 방어해야 하는 면역세포가 반대로 자기 몸의 뇌를 공격해 발생하는 극희귀 질환이다.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치료 기간이 최소 2~3년에서 평생 지속될 수도 있다고 한다.
| 김성욱 일병의 올해 1월 훈련소 입대 후 늠름했던 모습(왼쪽 사진)과 병원 치료 중인 현재 모습.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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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에 따르면 김 일병은 지난 4월과 6월 국군수도병원에서 입대 전 교통사고로 발목에 박았던 철심 제거 수술과 척추신경 차단술을 받고 몸이 온전하지 못한 상태에서 백신을 접종했다. 이후 자가면역성 뇌염으로 인해 갑자기 정신을 잃고 쓰러지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현 상태로는 전역해도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운 상태다.
몇 달 전까지 매일 한번씩 1분 정도 정신을 잃고 쓰러지기를 반복했던 그는 국군수도병원에서 치료가 어려워 분당서울대병원에서 통원치료를 받았다. 이후 몸 상태가 많이 호전됐지만, 이달 들어서도 벌써 3번이나 쓰러졌다고 한다.
지난 22일에는 병원 외래진료를 가다가 골목길에서 쓰러졌는데, 인적이 드문 곳이어서 혼자서 깨어 일어나보니 상의가 찢어지고 온몸에 먼지가 묻어있다고 했다.
문제는 군에서 아직도 구체적 보상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직접 당사자인 육군본부와 국군의무사령부, 국군수도병원 등은 김 일병의 전역 후 치료 등 보상대책과 관련해 서로 제대로 협의된 사항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일병은 “지금 다 포기하고 싶고 그만 살고 싶다. 진짜 힘들다. 제대하더라도 직장에 취직할 수 있을지 모르겠고, 일을 못하게 되면 병원비도 어떻게 마련할지 막막하다”며 “보상금 이런 거는 다 필요 없고 보훈대상자만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군에서 지원방안을 마련한다더니 아무런 조치도 없이 전역시킨다. 믿음이 안 생긴다”면서 “어제도 부모님이 울면서 건강하게 살자고 말하는데 마음이 너무 아팠지만 약한 모습 보여드리기 싫어 눈물을 참았다. 이제 20살인데 내 상황이 너무 슬프다”고 토로했다.
국군의무사령부 측은 “김 일병이 전역하더라도 규정에 따라 6개월 동안은 현역처럼 치료비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보상심의와 국가보훈처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보훈대상 신청 등은 육본에서 심의해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