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단·고선웅 첫 만남…中고전 '조씨고아' 비틀기

by김미경 기자
2015.10.27 10:29:42

연출 고선웅 직접 각색연출 맡아
복수 위한 필부의 씁쓸한 이야기
남 다른 재해석 ''놀이성 극대화''
11월4~22일 명동예술극장서 공연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사진=국립극단).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국립극단(예술감독 김윤철)이 가을마당 네 번째 작품으로 고전 비틀기의 귀재 고선웅 연출의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을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올린다. 국립극단과 스타 연출가 고선웅이 의기투합해 선보이는 첫 작품이다.

연극 ‘칼로막베스’ ‘홍도’ ‘아리랑’ 등을 통해 고전의 남다른 재해석을 선보여 찬사를 받아온 고선웅 연출이 중국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조씨고아’(趙氏孤兒)를 직접 각색하고, 연출한다. ‘조씨고아’는 사마천의 ‘사기’(史記)에 수록된 춘추시대의 역사적 사건을 중국 원나라 때의 작가 기군상이 연극적으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18세기 유럽에 소개되어 ‘동양의 햄릿’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중국에서는 천카이거 감독이 2010년 ‘천하영웅’이란 제목으로 영화화했고, 2013년에는 CCTV에서 41부작 드라마로 방영돼 드라마부문 대상과 최우수 각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국립극단과 연출가 고선웅의 첫 만남인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은 서사중심의 연극을 지향하는 국립극단의 새로운 도전인 동시에 연극의 놀이성을 극대화해 비극 속 웃음과 공허를 찾아내는 고선웅 연출의 야심작이다.

공연은 조씨 가문 300명이 멸족되는 재앙 속에서 가문의 마지막 핏줄인 조삭의 아들 ‘고아’를 살리기 위해 자신의 자식까지 희생하게 되는 비운의 필부 ‘정영’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많은 사람들의 희생 끝에 살아남은 고아 ‘정발’을 자신의 자식이자 도안고의 양자로 키우며, 20년 동안 복수의 씨앗을 길러낸 정영은 마침내 도안고에게 복수를 행한다.

국립극단 관계자는 “연극은 복수 끝에 씁쓸한 공허만이 남는 그의 인생을 보여주며 과연 ‘복수란 무엇인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며 “또한 흥미진진한 고전 읽기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우 장두이, 하성광, 임홍식, 이영석, 호산, 강득종, 김명기, 이형훈 등이 출연한다. 오는 11월 4일부터 22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한다. 티켓 가격은 2만~5만원. 1644-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