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新성장)①"2011년까지 현금 4조 확보"

by정태선 기자
2009.02.27 13:50:01

와신상담.."또 다른 대어 낚을 에너지 축적"

[이데일리 정태선기자]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해 그룹의 새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한화그룹의 아쉬움은 어느때 보다 컸다. 
 
지난해 6월, 한화그룹의 모든 에너지는 대우조선 인수에 집중됐었다. 2017년까지 매출 100조원, 해외매출 비중 50%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대대적인 그룹 체질 탈바꿈도 예고됐다. 그룹 내 매출비중이 재조정됐다. 제조부문은52%, 금융부문 27%, 건설·서비스 부문은 21% 수준으로 정해졌다. 한화(000880)는 19%대에 머물고 있는 해외매출 비중도 5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특히 대한생명을 주축으로 한 금융사업과 ㈜한화-대우조선으로 이어지는 제조사업, 한화리조트-갤러리아로 이어지는 내수기반 사업군의 포트폴리오 구축이 가능했다. 

하지만 사상유례 없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한화는 아쉬운 꿈을 접었다. 그룹 전체 리스크를 안고 대우조선 인수를 강행할 수는 없었다. 
 
한화는 그러나 대우조선 인수전을 통해 그룹의 응집력을 확인했다. 이같은 응집력과 역량을 새로운 신성장동력 찾기에 쏟아부을 채비에 나섰다. 



한화그룹은 재빨리 그룹 전략을 경기여건에 맞게 재수정했다. 1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 전략을 세운것.

`그레이트 챌린지 2011`이 바로 그것이다. 핵심은 `생존`에 있지만,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끈은 놓치 않았다.

김승연 회장은 이어 ▲사업구조 혁신 ▲조직구조 혁신 ▲수익구조 혁신 ▲기업문화 혁신 등 `신성장동력 확보 4대 혁신과제`를 수립하고 본격적인 경영 혁신에 나설 것을 선언했다.

현금흐름 개선에 초점을 맞추는 보수적 경영방침인 `그레이트 챌린지 2011` 프로젝트에다 신성장 동력을 구체화 해 후속편을 내놓은 셈이다. 김 회장은 또 유사·중복사업 통·폐합과 비핵심사업 정리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도 지시했다.



이 같은 전략은 내실경영과 함께  신성장동력 구축에도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한화는 3년 내에 그룹의 도약대를 마련하기 위해 충분한 자금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 미래에셋증권 1월 기준



 
한화의 결연한 의지는 이번달 18일 열린 경영전략 회의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김승연 회장은 "단순히 당면한 위기를 극복한다는 차원을 넘어, 오늘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내일을 연다는 적극적인 자세로 임해야 한다"며 강력한 구조조정계획을 밝혔다.

이어 "3년 후인 2011년까지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이 될 수 있도록 기반을 다져야 한다"며 대우조선해양 인수 실패 이후 그룹의 성장을 이끌어갈 신성장동력 확충도 주문했다.

한화그룹은 대우조선은 놓쳤지만, 경기상황이 회복되면 또다른 `대어`를 낚아보겠다는 각오다.
 
한화그룹 고위관계자는 "그룹 재편을 통해서 3년내 자체적으로 현금 4조원 가량을 확보할 것"이라며 "대우조선에 못지않은 기업을 인수하기 위한 에너지 축적 기간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우선 대우조선 인수를 위해 세웠던 계획 가운데 경쟁력 있고 제 값을 받을 수 있는 자산매각을 통해 4조원의 절반이상을 확보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 벌써 군자매립지 대금으로 연내 5000억원 가량의 현금으로 확보된다.
 
군자매립지는 1997년 한화가 군용 화약류 성능시험장으로 준공·사용하다 2006년 5600억원에 시흥시에 매각했다. 시흥시는 1차로 700억원을 한화에 지급하고 나머지 4900억원을 연내에 지급할 예정이다.

경영권 확보를 위한 지분 이외에 대한생명 지분 매각도 이르면 내년에 추진하는 한편 한화건설 상장도 고려하고 있다.

대한생명 소유지분 가운데 21%를 매각하면 약 1조7000억원 가량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는 ㈜한화 등 계열사를 통해 현재 대한생명 지분의 67%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33% 지분은 예금보험공사가 보유중이다.

한화 관계자는 "그룹내 확보하고 있는 유보금과 각 계열사들이 경영효율화를 통해 수익성을 확보해 나간다면 4조원 확보는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우조선 인수를 위해 한때 매각을 고려했던 서울 장교동 및 소공동 사옥(약 6000억원), 한화갤러리아(약 1조2000억원) 등의 매각 계획은 전면 백지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