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미술감독으로 변신한 게임개발자

by류의성 기자
2008.07.10 11:38:44

(edaily인터뷰)김원태 前위메이드엔터 이사
뮤지컬 `반 고흐와 해바라기 소년` 공연 중

[이데일리 류의성기자] `잘 나가는` 온라인게임 개발자가 뮤지컬 미술감독으로 변신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주인공은 김원태 前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개발이사().

그는 지난 2001년 게임업계 발을 들였다.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의 히트게임 `미르의 전설` 캐릭터 이미지 아트를 맡았다. 시범서비스를 앞둔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네드`의 총괄 디렉터를 맡아왔다.

그러던중 오랜만에 공연계 친구를 만나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그는 마음이 크게 흔들렸다고.
 
게임업계에서는 쥐꼬리 축에도 못끼는 돈벌이지만 공연무대에서 그림을 그리면서 꿈을 꾸고 즐거워하는 모습이 그의 마음을 뛰게 만들었다고 한다. 미술적 색채가 녹아나야하는 수준 높은 아동극과 미술적 장치를 만들어보자는 뜻에 자신을 기꺼이 던질 것을 결심했다.

그는 공연산업과 게임산업 차이가 있다면 게임은 제작기간이 길어 순발력보다는 팀의 협력 속에 차근차근 문제를 해결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공연은 1~2개월에 한 작품을 만들 정도로 상대적으로 제작기간이 짧아 감독의 신뢰와 순발력있는 판단이 중요하다고 한다.

공연산업에 와서 힘든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서슴없이 `돈`보다는 `관객과의 약속`이라고 말했다.

부족한 준비나 사고로 공연스케줄을 미루는 것이 관객과의 약속을 어기는 것으로 큰 타격을 입는다고. 게임 테스트나 출시 일정을 연기하는 `자연스러운` 게임업계도 게이머와의 약속을 더 철저하게 지켜야할 것이라고 일침을 놨다.

게임산업과 공연산업. 성격은 달라도 무언가가 접점이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의 말이 이어졌다.



"도쿄게임쇼에서 어떤 게임 감독이 그랬죠. 만화 등 애니메이션 산업이 없었다면 게임 산업도 힘들었을 것이라고. 미국도 마블사의 코믹스에서 베트맨, 수퍼맨, 아이언맨이 영화로 만들어지고 그 영화나 만화를 게임으로 만들고 뮤지컬 `라이온 킹`을 무대 위에서도 성공시켰습니다. 이렇게 콘텐트를 서로 주고 받으며 성장하는 모델이 만들어지고 지속된다면 저는 게임산업을 떠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게임산업과 공연산업을 연계하는 콘텐트 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죠"



 
 
 
 
 
 
 
 
 
 
 
 
 
 
 
 
 
 

그는 난타로 알려진 PMC 프러덕션의 7월 공연인 뮤지컬 `빼꼼의 아이스크림 여행`에 코아프로덕션의 연출력을 더해 미술 감독으로 바쁜 날을 보내고 있다. 최근에는 `김창완이 들려주는 아티스트 뮤지컬 <반고흐와 해바라기 소년>`()이 인기리에 공연중이어서 더 바쁘다고. 김 감독은 `반 고흐와 해바라기 소년`의 해외 시장 개척과 게임 타이틀 등 다른 시각에서 공연아이템을 발굴해 새로운 영역을 만들어 내려는 작업도 진행중이다.

공연산업에 스스로 발을 들여놓은 김 감독. 후회는 없을까.

"게임업계 있을 때 `나이 들어 뭐 할 꺼냐`는 질문을 참 많이 받았죠. 게임업계에선 30대 중반만 되도 퇴물 취급합니다. 그런데요, 작년에 저랑 동갑인 한 친구가 주위 만류에도 불구하고 초보 게임 아티스트로 전업하는 도전장을 냈죠."
 
그의 말은 이어진다.

"공연산업으로 와서 매일 밤을 새고, 계속해서 압박해오는 자금 문제, 다른 산업보다 부족한 인력풀을 `멀티`(Multi)로 해결하고 있습니다. 게임업계 발을 들여놨던 7년 전 그날처럼 저는 계속해서 꿈을 그리고 있습니다. 변한 것은 없어요"
 


-1998~2000년 시각적 라이브 그룹 `퍼포먼스 파크` 아트디렉터
-1999년 설치미술과 무용의 만남: 부산시립무용단  무대디자인 및 제작
-2000년 대한민국 청년비엔날레 `한국화의 정신전` 참가, 처용극장 동경 국제엘리스 연극 페스티벌 참가작, `장정일의 해바라기` 무대디자인 및 제작
-2001~2007년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개발이사
-2008년 코아프로덕션 미술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