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60p↓ 패닉장세..`베어쇼크+환율압박`

by유환구 기자
2008.03.17 11:51:56

[이데일리 유환구기자] 17일 코스피가 장중한때 1530대까지 급락, 지난해 서브프라임 사태가 발발한 이후 최저치까지 내려앉았다.

1600선을 하회하며 출발한 코스피는 장중 지난 1월31일의 전저점(1570.87)을 하회한뒤 지난해 4월30일(1530.67)이후 10개월만에 가장 낮은 지수까지 밀렸다.

이날 코스닥 지수도 지난해 3월 이후 1년 만에 600선이 무너졌고, 코스피200 지수선물도 올들어 처음으로 200선을 하회한뒤 근월물 기준으로 지난해 4월30일 이후 최저치까지 하락하고 있다.

베어스턴스발 신용위기 공포감이 시장을 덮쳤다. 미국의 5대 투자은행 베어스턴스는 유동성 위기를 시인하고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JP모간 체이스로부터 긴급 자금을 수혈받기로 했다고 밝힌 것이 악재로 작용, 지난 주말 뉴욕증시는 급락마감했다.

베어스턴스는 이날 JP모간에 전격 인수됐지만, 인수 가격이 부도가에 가깝다는 소문이 돌면서 나스닥 선물이 다시 급락하는 등 시장 분위기는 공황에 가까울 정도로 얼어붙은 모습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파트장은 "멀쩡한 회사도 패닉의 시대에선 하루 아침에 깡통으로 전락해 버릴 수 있다는 일종의 자기실현적 공황심리가 확산되고 있다"며 "이 경우는 정부가 공적자금을 투입해 급한 불을 끌수밖에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오늘 하루 30원 이상 오르는 폭등세를 기록, 1030원대에 육박한 달러/원 환율도 부담을 가중시켰다. 원자재가 가격압박이 물가인상 요인으로 이어지고 있지만  금융 당국이 노코멘트로 일관하고 있어 사태 수습이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이날 속속 개장한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폭락, 코스피도 이에 동조하며 낙폭이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일본 증시가 4%넘게 밀리고 있고, 홍콩H지수와 항셍지수가 각각 7%와 5%넘게 빠지고 있다. 대만과 중국 등도 모두 하락하고 있다.

이에 코스피는 오전 11시40분 현재 전날보다 56.28포인트(3.52%)내린 1543.98에 거래되고 있다.

외국인이 3000억원 이상 순매도를 기록하고 지수하락을 이끌고 있다. 개인과 기관이 만만치 않은 물량을 저가매수하고 있지만, 힘에 부치는 모습이다.

조선과 기계, 철강금속 등 중국 관련주들의 낙폭이 깊다. 건설업은 7%넘게 내리고 있고, 기계와 운수창고, 철강금속 업종이 5%이상 밀리고 있다.

건설업종은 최근 미분양 아파트가 급증하고 있는데다 원자재 가격 급등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현대건설(000720)과 GS건설, 현대산업 등 대형 건설사들의 낙폭이 크다

조선주들도 급락하고 있다. 벌크선운임지수(BDI)가 최근 조정국면을 보이고 있는 것이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 현대중공업(009540)과, 현대미포조선, 한진중공업 등이 모두 5%넘게 밀리고 있다.

철강금속 업종은 원자재가 인상에 환율 악재까지 겹치며 급락세다. 대장주 포스코(005490)가 5.20%내리고 있고, 현대제철도 낙폭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