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태국 여성 韓 5명에 생명 나누고 하늘의 별[따전소]
by이지현 기자
2024.07.10 10:16:24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한국 여행 중 뇌사에 빠진 30대 태국 여성이 5명에게 생명을 나누고 하늘의 별이 됐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5일 부산 인제대 해운대백병원에서 푸리마 렁통쿰쿨(Purima Rungthongkumkul, 35)씨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5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의 천사가 되어 떠났다고 10일 밝혔다.
| 5명의 생명을 살린 고(故) 푸리마 렁통쿰쿨씨(사진=장기조직기증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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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방콕에서 태어나 1남 3녀 중 둘째인 렁통쿰쿨씨는 늘 밝고 다른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는 유쾌 사람이었다. 힘들고 지친 주변 사람에게 포옹을 해주며 힘을 주는 따뜻함을 가졌다. 방콕 미용실에서 헤어 디자이너로 일하며, 세계적인 디자이너가 되는 꿈을 이루기 위해 늘 열심히 노력했다. 오토바이를 타고 여행을 자주 즐겼으며, 고양이와 함께 놀고 가족과 함께 시간 보내는 것을 좋아했다.
친구와 함께 한국 여행 중 지난달 27일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가 됐다. 렁통쿰쿨씨가 쓰러졌다는 것을 알게 된 가족들은 급히 태국에서 한국으로 왔다.
의료진의 적극적인 치료에도 뇌사에 빠진 렁통쿰쿨씨를 보고 갑작스러운 이별에 가족들은 큰 슬픔에 빠졌지만, 이대로 떠나보내기보다는 누군가의 몸에서라도 살아 숨 쉬길 바라는 마음에 뇌사장기기증에 동의해 심장, 폐장, 간장, 신장(양측)을 기증하여 5명의 생명을 살렸다.
유족은 고인이 뇌사로 떠나게 된 것은 다른 생명을 살리며 기적을 베풀고 가길 원하며, 그녀가 우리에게 준 마지막 소원이었을 것으로 믿고 기증을 결심했다. 태국의 문화는 사람이 죽으면 다시 환생해 새로운 삶을 살게 된다고 믿는 것도 영향을 끼쳤다.
고인의 어머니는 “푸리마, 너는 우리 삶에서 늘 최고였고, 너를 집으로 데리고 가기 위해 먼 길을 왔어. 이제 편히 쉴 시간이니, 다른 걱정은 하지 말고 하늘에서 편히 쉬어. 우리는 항상 마음 깊은 곳에서 널 생각하고 사랑할게”라고 말했다.
해외 국적 뇌사자장기기증자는 △2019년 7명 △2020년 8명 △2021년 7명 △2022년 7명△2023년 7명 △2024년 4명(현재) 등으로 국내 뇌사자 장기기증의 약 1.8%이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한국에 여행을 와서 잠시 인연을 맺은 렁통쿰쿨씨가 우리에게 나누어 준 것은 5명의 새로운 생명뿐만이 아니다”며 “나와 관계없던 타지의 사람들이라도 소중한 생명이기에 생명나눔을 실천하는 따뜻한 사랑의 마음과 생명의 소중한 가치를 알려준 것에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