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무인기, 최소 비용 최대 효과…조악하지만 인명피해 가능"
by이유림 기자
2022.12.27 12:00:54
봉영식 연구위원 KBS 라디오 인터뷰
"北, 5년 전 대북 저자세로 돌아가게 유도"
"軍, 창피하더라도 솔직해야…그래야 고쳐"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북한 군용 무인기가 우리 영공을 침범한 사건과 관련해 전문가는 “우리를 계속 피곤하게 만들기 위한 의도”라고 말했다. 북한이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 북한 무인기가 2017년 이후 처음으로 우리 영공을 침범해 서울 상공까지 침투했다. 격추에 나선 군의 대응 작전으로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공항의 민항기가 한때 이륙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26일 오전 10시 25분께부터 경기도 일대에서 북한 무인기로 추정되는 미상 항적 수 개가 포착됐다. 사진은 이날 김포 상공에서 포착된 북한 무인항공기. (사진=KBS뉴스 캡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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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영식 연세대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27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북한은 매우 작은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내는 비대칭 전략을 계속 수립하고 있다”며 “현재 재래식 전력 강화는 거의 포기했고, 핵무기 미사일, 사이버 공격, 무인기 등에 올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봉 연구위원은 북한의 무인기에 대해 “조악한 수준”이라면서도 “무인기에 수류탄 또는 생화학무기를 탑재해 인명피해를 발생시킬 능력은 있다”고 말했다. 또 무인기에 대한 국제법이 현재 공백상태에 있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지점이라고 전했다.
봉 연구위원은 “북한은 윤석열 정부가 한국형 3축 체제를 하든 한미 연합공조를 하든 구멍이 숭숭 뚫린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국민은 불안할 수밖에 없고, 북한은 (한국 정부가) 북한에 강경 대응할 게 아니라 현실을 직시하고, 지난 (문재인 정부) 5년처럼 북한과 대화하는 저자세 정책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걸 유도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최근 담화에서 “문재인 정부 때는 적어도 서울이 과녁은 아녔다”고 언급한 부분과도 맥락을 같이 한다고 덧붙였다.
봉 연구위원은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우리 군의 대응이 적절치 않았고, 창피하더라도 (이번에 드러난) 문제점을 인정하고 진단하는 게 필요하다. 문제점 알아야 고칠 수 있다”며 “이후 어떤 조치가 취해졌고 어떤 식으로 개선됐는지 국민에게 솔직하게 설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앞서 북한 군용 무인기 5대는 전날 서울 북부와 경기 김포·파주, 인천 강화도 일대 등 우리 영공을 5시간 동안 침범했다. 우리 군은 전투기와 헬기, 경공격기 등을 출격시켜 대응에 나섰고, 헬기에선 20mm 기관포 100발을 쐈지만 격추에는 실패했다. 오히려 대응에 나선 우리 경공격기가 추락하고, 인천공항·김포공항에서는 비행기 이륙이 1시간 정도 중단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