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크로스 컨트리 프로 시승기 - 볼보가 선사하는 완벽한 올라운더

by김학수 기자
2017.05.23 09:30:15

[이데일리 오토in 김학수 기자] 볼보의 새로운 바람은 아무래도 멈출 생각이 없는 것 같다. XC90과 S90이 데뷔와 함께 볼보의 가파른 성장에 더욱 강한 동력으로 대두되었고 향후 데뷔를 앞둔 새로운 60 시리즈와 40 시리즈 역시 많은 기대감을 일으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볼보는 한국 시장에 크로스오버 모델 ‘크로스 컨트리’를 선보이며 90 시리즈에 한층 힘을 더했다.



볼보 크로스 컨트리는 지금껏 차량의 형태와 크기를 정의하는 알파벳+숫자의 조합과 다른 고유한 네이밍을 사용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90 시리즈에 속한 차량이다. 때문에 90 시리즈 고유의 당당함이 돋보인다. 실제 차량의 전장이 4,940mm에 이르며 전폭 역시 1,880mm에 이른다.

한편 지상고를 높인 덕에 전고가 1,545mm으로 제법 높아졌다. 한편 크로스 컨트리의 휠베이스는 2,941mm로 S90과 같고, 공차 중량은 1,945kg으로 2톤에 가깝다. 시승차는 상위 모델인 크로스 컨트리 프로.



볼보 크로스 컨트리는 말 그대로 ‘가장 우아한 왜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매력적인 존재감을 드러낸다. 보통 왜건의 경우 실용성에 초점을 맞춰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다소 부족한 것이 사실인데 크로스 컨트리는 90 시리즈를 기반으로 하는 만큼 우아하면서도 균형감이 돋보이는 실루엣와 프로포션을 선사한다.

전면 디자인은 90 시리즈의 감성을 강조하면서도 높은 지상고에서 나오는 터프한 감각이 하나로 모아진다. 볼보 디자인의 상징이 된 ‘트르의 망치’가 중심을 잡은 헤드라이트와 당당함이 강조된 세로형 그릴 및 아이언 마크는 명료하면서도 고급스러움을 강조한다. 여기에 험로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는 강인한 전면 범퍼를 더해 차량이 추구하는 아이덴티티를 확실히 과시하는 모습이다.

측면에는 긴 전장과 휠 베이스가 시선을 끄는데, 특히 전륜과 도어 사이의 간격이 길어 90 시리즈 특유의 후륜 구동 모델의 감각이 느껴진다. 지상고를 높이고 오프로드 주행을 위한 클래딩 패널을 더하며 단단한 감성을 강조했다. 개인적으로는 조금 더 큰 휠이 적용되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험로 주행까지 생각한다면 지금의 조합이 최적의 조합이라 할 수 있다.

한편 후면 디자인은 볼보의 왜건 특유의 완성도 높은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에 만족감이 높다. 전통적이면서도 가로로 길게 이어진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 실루엣을 적용하며 고급스러운 감성과 세련된 매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확실히 잡은 모습이다. 후면 범퍼 하단에는 듀얼 타입의 머플러를 적용하고 크롬 가니시를 더해 고급스러운 감성에 방점을 더했다.



볼보 크로스 컨트리는 실내 공간은 90 시리즈의 혈통을 거침 없이 드러낸다. 고급스러운 가죽과 섬세하게 다듬어진 대시보드 아래 안정감 있는 레이아웃을 구현했다. 특히 실내 공간의 중심에는 첨단의 감성이 돋보이는 센터페시아와 큼직한 디스플레이를 배치해 완성도를 높였다. 한편 볼보 크로스 컨트리의 실내 공간의 완성도를 높이는 요소로 우드 패널을 빼놓을 수가 없는데 나무 고유의 감각을 그 어떤 브랜드보다 고급스럽고 자연스럽게 표현한 점이 무척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고급스러운 실내 공간을 채우는 요소들은 탑승자를 만족시키기에 부족함이 없다. 간결하게 디자인된 스티어링 휠은 우수한 그립감을 선사하며 디지털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계기판은 뛰어난 시성을 앞세워 볼보의 첨단 기술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낸다. 여기에 섬세하게 제작된 드라이브 모드 셀럭터 다이얼과 독특한 조작 방식을 사용하는 엔진 스타트 다이얼까지 감각적인 만족도가 하늘을 찌르는 수준이다.

센터페시아의 디스플레이는 물리 버튼을 최소로 줄이고 터치 인터페이스를 적용를 향해 살짝 버튼을 최소화한 덕에 깔끔한 이미지를 담아냈다. 세로로 긴 디스플레이 패널은 아무래도 낯선 것이 사실이지만 일종의 태블릿 PC인 만큼 10분 정도 살펴보면 금방 쉽게 적응된다. 다만 내비게이션은 깔끔하고 시인성이 좋은데, 도로 주변의 건물, 가게 등과 같은 부가적인 정보가 다소 부족해 보였다.

여느 90 시리즈들이 우수한 실내 공간을 선보인 만큼 크로스 컨트리 역시 만족스러운 공간을 제시한다. 긴 휠베이스에서 나오는 넉넉한 레그룸을 마련하고, 고급스럽게 다듬은 나파 가죽으로 제작한 인체공학적인 시트를 통해 보다 완벽한 드라이빙 포지션을 구현했다. 한편 크로스 컨트리의 시트에는 히팅, 통풍 및 마사지 기능이 있어, 탑승자로서는 최고 수준의 만족감을 경험하게 한다.

공간에 대한 만족감은 2열에서도 느낄 수 있다. 탑승자의 체형을 가리지 않고 높은 만족감을 주는 시트와 넉넉한 레그룸과 헤드룸을 통해 어떤 상황에서도 최적의 승차감을 갖출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이런 변화를 통해 다른 프리미엄 브랜드의 E-세그먼트 차량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거나 앞지르게 되었으며 특히 볼보가 원하는 ‘스웨디시 프리미엄의 아이덴티티’를 강조하게 됐다.

한편 트렁크 공간은 크로스 컨트리의 가장 큰 강점 중 하나라 할 수 을 것이다. 기본적인 상황에서는 560L의 적재 공간을 갖췄으며 팝업 방식의 격벽을 트렁크 하단에 배치해 적재물의 안정성을 보장한다. 한편 상황에 따라 2열 시트를 접어 중형 SUV에 버금가는 1,526L에 이르는 넉넉한 적재 공간을 보장한다.





크로스 컨트리의 보닛 아래에는 볼보를 대표하는 ‘드라이브-E’ 파워트레인이 자리한다. 지능형 연료분사 기술인 i-ART와 터보의 즉각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는 파워펄스(Power Pulse)가 탑재된 2.0L D5 트윈터보 디젤 엔진과 8단 기어트로닉이 조합된다.

이를 통해 최고 235마력과 최대 48.9kg.m의 토크를 네 바퀴에 효과적으로 배분해 강력한 드라이빙 퍼포먼스를 연출함과 동시에 우수한 효율을 경험할 수 있다. 공인 연비는 복합기준 13.3km/L(도심 11.8km/L 고속 15.8km/L)로 체격에 비해 우수하다.



볼보 크로스 컨트리 프로의 실내 공간을 살펴보면 상위 트림답게 고급스러운 시트와 풍부한 편의사양이 시선을 끈다. 시트에 몸을 맡기면 험로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는 듯한 210mm의 높은 지상고에서 드러나는 넓은 시야가 시선을 끈다. 그런데 막상 실내를 살펴보면 이 고급스러운 차량을 오프로드에서 탈 자신이 없어진다. 왠지 아껴서 타줘야 할 것 같아서..

시트에 앉으면 완벽에 가까운 볼보의 시트에 감탄을 하게 된다. 지상고가 높은 편이지만 시트 포지션이 높지 않아 부담되지 않아 참 만족스럽다. 다만 시트에 앉았을 때 ‘아웃 사이드 미러가 너무 가까이에 배치되어 있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이런 생각을 뒤로 시동을 걸었다. 크로스 컨트리는 디젤 엔진을 탑재했지만 고급스러운 차량답게 정숙함이 돋보인다. 디젤 고유의 존재감이 드러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정도면 충분하다.

어쨌든 기어 쉬프트 레버를 바꾸고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하면 볼보가 자랑하는 완성도 높은 디젤 엔진의 경쟁력을 느낄 수 있다. 2톤에 육박하는 체중과 5m에 가까운 긴 차체를 가진 크로스 컨트리의 움직임에 주저함이 없다. 낮은 RPM부터 터지는 풍부한 토크와 235마력의 출력을 바탕으로 발진부터 고속 영역까지 착실한 가속으로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달려가는 모습이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는 단 7.5초를 필요로 하는 만큼 일상적인 주행, 추월 상황에서는 출력에 대한 불편함은 전혀 없다. 디젤 엔진 특유의 두터운 토크를 바탕으로 한 탄탄한 가속력은 일상적인 주행에서는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을 정도로 만족스럽다. 고속 구간에서도 우수한 정숙성을 그대로 이어가며 만족감을 배가시킨다.

크로스 컨트리에 탑재된 8단 기어트로닉은 다른 90 시리즈가 그랬던 것처럼 부드럽고 매끄럽다. 주행 내내 변속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을 만큼 제 임무를 능숙하게 이뤄냈다. 물론 수동 변속 상황에서도 운전자의 의지를 잘 반영하고, 주행 모두 중 다이내믹 상황에서는 변속 순간 기계적인 감성을 강조하는 것도 잊지 않아 그 똑똑함에 미소를 짓게 한다.

크로스 컨트리는 높아진 지상고, 전고 덕에 자칫 움직임이 커질까 싶었지만 상하의 움직임을 정갈하게 억제하면서도 노면에서 올라오는, 특히 불규칙한 노면에서 올라오는 자잘한 충격을 훌륭하게 덜어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여기에 평소에는 전륜에 집중하지만 상황에 따라 출력을 효과적으로 배분하는 AWD 시스템은 통해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감을 가지게 한다.

크로스 컨트리의 움직임은 무척 완성도 높은 움직임을 선사하는데 주행 템포를 높일 때에도 어느 정도의 롤링을 허용했으나 코너 진입 후부터 볼보 고유의 기계적인 감성이 느껴지는 서스펜션을 바탕으로 능숙하게 코너를 달려가는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런 움직임 덕에 90 시리즈 중에 가장 매력적인 주행 능력을 가졌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한편 연비 역시 매력적이다. 첨단 기술이 적용된 디젤 엔진과 다단화된 8단 기어트로닉을 통해 일상적인 주행에서도 체급보다 우수한 효율성을 자랑하며 80~100km/h 속도 구간에서 정속 주행을 할 때에는 리터 당 20km가 넘는 우수한 효율성을 무척 쉽게 경험할 수 있었다.

우아한 디자인과 실내 공간 그리고 뛰어난 드라이빙의 단점 없는 존재

왜건에 대한 국내 시장의 인식



시승을 하면서 느낀 점은 크로스 컨트리의 단점을 쉽게 찾을 수 없었다는 점이다. 크로스 컨트리의 방향성도 이미 물이 올랐다는 것을 시작으로 패밀리 카로서 넓은 공간을 제시하고 프리미엄 모델로서의 존재감도 확실하다. 게다가 차량의 가격 역시 6,990만원과 7,690만원으로 차량을 생각하면 무척 합리적으로 보일 정도다. 볼보의 신바람은 아무래도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