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편집부 기자
2010.08.12 12:35:00
[이데일리 편집부] 1976년 실종됐던 김모(당시 11세)씨가 34년 만에 가족과 극적으로 재회해 따뜻한 감동을 전해주고 있다.
1976년 당시 서울 동작구에 거주하던 김모씨는 같은 동네 형들을 따라 서울역까지 가게 되었고, 별생각 없이 전주행 기차를 탔다. 전북 전주·익산을 떠돌며 어렵게 자란 김모씨는 벌써 군 입대를 앞둔 아들과 고등학생 아들이 있다.
김씨는 “젊어서는 잊고 살았는데 아이들이 자랄수록 헤어진 부모님 생각이 간절했다”고 했다. 기억을 더듬어 옛날 살던 집을 찾아갔으나 건물이 재개발되어 집을 찾을 수 없었으며 이전 세입자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지 않아 부모님을 찾는 것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던 중 우연히 동사무소 게시판에 부착되어 있던 실종아동 전단을 보게 됐고, 장기실종아동 중 한 명이 본인의 얼굴과 비슷한 것 같다며 `실종아동전문기관`에 연락을 해왔다.
기관에서는 부모가 신고한 상황과 김모씨의 상황에 대해 1차 비교검증을 한 후, 정확한 실종자 본인임을 확인하기 위해 DNA 채취에 대해 자세히 안내했고, 전북경찰서에서 보내온 김씨의 DNA를 국과수에 보내 분석한 후 친자임이 확인되었다.
올해 마흔다섯 살이 된 김모씨는 “이렇게 삼십여 년 동안 나를 잊지 않고 찾아주신 부모님께 정말 감사드린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한편, 김모씨의 부친은 작년 뇌졸중으로 쓰러져 일할 수 없는 상황이라, 모친이 남편의 간병과 일을 하면서 힘들게 살아온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모친은 “남편이 작년 뇌졸중으로 쓰려져 몸이 많이 쇠약해져 죽기 전에 아들을 만날 수 없을 것 같아 노심초사 했다”며, “34년 동안 한 번도 우리 아들을 잊을 적이 없었는데 이렇게 좋은 날이 오다니 믿어지지 않는다. 우리 가족처럼 장기실종 가족들도 끝까지 희망과 용기를 잃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원만 어린이재단 실종아동전문기관 소장은 "실종아동이 34년 만에 부모를 찾은 것은 국내에서는 물론 해외에서도 극히 드문 사례"라며 "김씨 가족의 상봉은 수많은 실종아동 가족들에게 살아갈 힘을 주는 희소식"이라고 했다.
따뜻한 소식을 전해 들은 누리꾼들은 “아.. 무슨 드라마 스토리 같네요.. 정말 축하드려요” “그냥..눈물이 납니다.. 그동안 서로 얼마나 가슴앓이를 했겠어요.” “와... 수십 년이 지나도 가능한 일이군요..” “ 됐습니다. 이제라도 단란하게 서로 의지하며 사시길 바랍니다.” 등의 글로 감동을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