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박기용 기자
2009.06.25 12:13:28
"하반기도 확장적 거시금융정책 지속"
"유가·원자재가 문제, 재정지원 불확실"
"감세기조 유지..필요시 비과세감면 정비"
<하반기 경제정책운용 방향> 브리핑
[이데일리 박기용기자]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25일 "3분기가 끝난 후에 어떤 성적이 나오느냐를 보고 새로운 (경기)판단을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하반기 경제정책운용 방향` 공식 브리핑을 통해 "현 시점에선 하반기에도 확장적 거시금융정책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윤 장관은 "2분기가 1분기에 비해 성장세가 조금 더 큰 폭으로 지속될 전망이지만 3분기에도 이러한 상태가 계속될 것이냐에 대해선 불확실하다"면서 "하반기에는 유가나 원자재 가격 문제를 포함해 상반기 성장에 있어 큰 역할을 한 재정의 지원비중이 하락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현 시점에선 하반기에도 확장적 거시금융정책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분명히 말씀드린다"면서 "3분기가 끝난 후에 어떤 성적이 나오느냐를 보고 다시 여러분들께 경기에 대한 새로운 판단, 필요한 판단, 대응방향 이러한 것을 말씀 드리겠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아울러 "현재 감세기조는 유지하되, 필요하면 비과세 감면의 정비 등을 통해 증세가 필요한 부분은 증세할 것"이라면서 "다이나믹하고 종합적인 대응으로 재정의 건정성을 확보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다음은 윤 장관과의 일문일답이다.
- 여러 대책들 중 하반기에 가장 역점을 두는 정책은 무엇인가. 대통령의 말과 당이 요구했던 사항들은 어떤 식으로 반영됐나
▲ 하반기에 제일 역점을 두는 것은 첫째, 경기 회복을 중심으로 한 정부의 정책기조에 변화가 없다는 것이다. 확장적 재정금융정책을 지속하겠다는 것이다. 또 서민생활의 안정에 더 역점을 둘 것이다. 이 부분은 당과 많은 협의가 있었다. 셋째는 위기 이후의 대처다. 위기 이후에 대비한 구조조정이나 무엇을 성장동력으로 삼아야 하는 지 등이다.
- 하반기 정책기조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했는데, 얼마 전에 재정부 기자단 워크숍에선 2분기 지표를 보고 다음달 말쯤 판단하겠다고 했다. 달라진 게 있나
▲ 현 단계서 보면 2분기는 1분기에 비해 성장세가 조금 더 큰 폭으로 지속될 전망이다. 문제는 3분기에도 이러한 상태가 계속될 것이냐인데,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상반기 성장에 있어선 재정의 조기집행, 금융통한 이완정책 등이 주요했다. 하반기에는 유가나 원자재 가격 문제를 포함해 재정의 지원비중이 하락할 수밖에 없다. 종합적인 판단을 했을 때, 하반기에도 상반기의 성장세를 지속할 수 있을 것이냐에 대해선 불확실성이 커진다. 때문에 현 시점에선 하반기에도 확장적 거시금융정책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분명히 말씀드린다. 3분기가 끝난 후에 어떤 성적이 나오느냐를 보고 다시 여러분들께 경기에 대한 새로운 판단, 필요한 판단, 대응방향 이러한 것을 말씀 드리겠다. 경제정책은 상황변화에 수시로 적응해 가야한다.
- 모두발언에서 주택담보대출 증가에 대해 적절히 대응해가겠다고 했는데, LTV/DTI 규제까지 생각하고 있는건가
▲ 현재 일부 지역에서 가격 오름세가 있고 거래량도 늘고 있다. 금융기관의 주택담보대출 역시 최근 상당 폭 늘었다. 금융기관의 대출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필요하면 총량규제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서 상황이 더 변하면 DTI나 LTV에 대해 제고해 볼 수도 있겠다. 하지만 현재는 그 정도까지 필요한 단계는 아니라고 보고있다.
- 상반기에 과감한 재정집행으로 경기급락세를 진정시켰다는 평가다. 하지만 하반기엔 정부가 쓸 수 있는 재정이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많다
▲ 올해 예산의 약 65% 가까이를 조기집행 했기 때문에 재정의 여력이 많이 떨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하반기 추경예산 집행계획은 전반기로 당겨 소진시키지 않고 분기별로 균등하게 나눠놓고 있다. 하반기에 떨어질 재정의 여력을 추경을 통해 균등하게 보완할 것이라고 말씀드리겠다.
- 위기극복을 위해 확장적 재정정책을 펼친 탓에 재정건전성 지표가 나빠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정건전성을 관리하기 위해 증세를 해야한다는 주장들이 나오는데, 감세정책 기조를 유지하는 건가
▲ 다른 나라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우린 그동안 재정의 건전성이 유지돼 왔다. 때문에 이번 위기를 맞이해 어려움을 풀어 가는데 재정이 큰 역할을 했다. 다만 소규모 개방경제로서 우린 언제나 재정의 건전성에 유념해야 한다. 어떤 방법으로 재정의 건전성을 유지할 것이냐하는 문제는 세입·세출 양 측면에서 같이 접근한다.
우선 세출측면에서는 불급한 지출을 과감하게 삭제한다든지 새로운 사업에 대한 재정지출을 철저히 검증할 것이다. 세입 측면에서도 세입 기반을 확보하고 세입을 지속적으로 보충해 갈 것이다.
아울러 비과세 감면제도를 정비할 것이다. 국제 글로벌 마켓에서는 세율이 낮은 곳으로 기업의 이익이나 생산설비가 흘러가게 마련이다. 우리 경쟁국과 비교해 높은 세율을 유지해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감세는 결과적으로 기업의 투자의욕을 고취해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한다. 현재 감세기조는 유지하되, 필요하면 비과세 감면의 정비 등을 통해 증세가 필요한 부분은 증세할 것이다. 다이나믹하고 종합적인 대응으로 재정의 건정성을 확보해 나갈것이란 말씀 드린다.
- 결국 부자감세는 유지하고, 서민에 대해서만 증세를 한다, 이런 식의 논의가 있다. 어떤 생각을 갖고 있나
▲ 경제 현상을 일면으로만 보지 말라. 감세는 부자를 위한 것만이 아니다. 감세할 필요가 있는 부분에 대해 감세하면 이를 통해 결과적으로 서민 생활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하게 된다. 세율 낮춘다고 경제적으로 힘이 있는 사람들에게만 혜택이 간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비과세 감면 정비하고 부족하면 증세도 해야한다. 전체적으로 조세체계 균형 잡아야 한다. 어느쪽으로 치우쳤다는 건 대단한 오해란 말씀 드린다. 서민 영세자영업자 중소기업에 대해 한국 정부가 어느 나라 정부보다 더 많은 관심과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