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기성 기자
2005.09.12 14:25:49
6년 연속 매년 메모리 집적도 2배로 확대
낸드플래시로 모바일 혁명 주도 `가속화`
퓨전반도체 세계 석권용..3Q 매출 `최대`
[이데일리 김기성 안승찬 기자] 삼성전자(005930) 반도체부문의 거침없는 고속 질주가 이어지고 있다.
이미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분야에서 `세계 최고`라는 위상을 굳힌데 이어 메모리와 시스템 LSI를 결합한 퓨전반도체까지 진입하면서 세계 초일류의 종합반도체업체로 발돋움했음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특히 낸드플래시를 통한 모바일 혁명의 주역이라는 이미지는 더욱 강화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50나노 기술을 이용해 16기가 낸드플래시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지난 99년 이후 매년 반도체의 집적도를 2배씩 늘리는 이른바 `황의 법칙`을 이어가는 쾌거를 이룬 것이다. 여기에 적용된 50나노 기술 역시 세계 최초다.
실적도 지난 2분기 저점을 찍고 괘속 질주다.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은 12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3분기 반도체 매출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4분기에는 이(3분기) 보다 더 많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황의 법칙` 6년째 입증..집적도 매년 2배씩
지난 2002년 2월. `반도체 올림픽`이라고 불리는 국제반도체학회(ISSCC) 총회 기조연설에서 황 사장이 제시한 `메모리 신성장론`을 전적으로 믿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 당시 만해도 `1년반 마다 집적도가 2배로 확대된다`는 `무어의 법칙`이 반도체업계의 불문률로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반도체 신성장론`이라고도 불리는 `황의 법칙`에 의구심을 다는 사람은 없다. 삼성전자가 6년째 `황의 법칙`의 실체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지난 99년 256메가를 시작으로 2000년 512메가, 2001년 1기가, 2002년 2기가, 2003년 4기가, 2004년 8기가에 이어 이번에 16기가 반도체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같은 성과에는 극세공정을 가능케 하는 나노기술이 한몫했다. 50나노 기술은 머리카락 두께의 2000분의 1에 해당하는 굵기. 지난 2001년 100나노 기술을 처음으로 상용화한데 이어 올해까지 5년 연속 각 세대별 나노 기술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는 기록을 세웠다.
삼성전자는 50나노 기술을 기존 16기가 뿐만 아니라 8기가 및 4기가 플래시에도 확대 적용, 오는 2010년 총 300억달러 규모의 시장을 창출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16기가 낸드플래시는 미니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는 물론 노트북의 HDD로 대체할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올해말께 16기가 낸드플래시를 탑재한 노트북 PC를 출시할 계획을 갖고 있다.
16기가 낸드플래시는 손톱만한 칩안에 164억개의 트랜지스터를 집적한 용량으로 최대 32기가 바이트의 메모리카드를 만들 수 있어 DVD 화질로 32시간(영화 20편) 이상의 동영상을 저장할 수 있다. MP3 음악파일 기준으로는 8000곡(670시간), 일간지 기준으로는 200년 분량을 저장할 수 있다.
황 사장은 "종이가 발명된 이후 2000년이 지나 플래시메모리라는 저장 매체가 등장, 문자·사진·음악·동영상 등 다양한 컨텐츠를 저장하고 전달하는 `제2의 종이 혁명`, 즉 `디지털 페이퍼 시대`를 경험하고 있다"며 "가까운 미래에 기존 저장매체중 휴대 가능한 모든 모바일 저장매체는 궁극적으로 플래시메모리가 완전 대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메모리 신성장론`은 지금 `반도체 신성장`으로 확산되고 있다"면서 "반도체 개발과 공급 측면에서의 `신성장`은 디지털기기 수요의 `신성장`을 촉발해 상호 상승작용을 일으켜 앞으로 더욱 급속도로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낸드플래시 `러시` 본격화..모바일 혁명 주도
플래시메모리시장은 나노 공정을 적용한 기가급 제품이 잇따라 개발됨에 따라 디지털카메라, MP3플레이어에 이어, 디지털캠코더, PMP(휴대용 뮤직플레이어), 카 네비게이션 등 다양한 디지털기기로 확대되고 있다. 플래시메모리가 모바일 혁명을 주도하고 있고, 그 정중앙에는 삼성전자가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 데이터퀘스트에 따르면 낸드플레시 시장은 2001년 14억달러에서 2004년 70억달러를 기록하며 연평균 70% 이상의 고성장세를 보여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개발한 60나노 8기가 낸드플레시를 올 연말 양산하는데 이어 50나노 16기가 낸드플레시의 양산은 내년 하반기로 잡고 있다. 16기가 제품의 시장규모는 오는 2010년까지 140억달러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황 사장은 "올해 삼성전자의 플래시메모리 매출은 지난해 41억달러보다 크게 늘어난 64억달러로 예상된다"며 "이는 모든 경쟁업체들의 낸드플래시 매출을 합친 것의 1.7배에 해당하는 규모"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 매출은 지난 2001년 4억달러, 2002년 11억달러, 2003년 21억달러, 지난해 41억달러로 급성장해 왔다. 올해도 6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지속하면서 메모리 사업부를 선두에서 견인하는 핵심제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미래의 또다른 중심축 `퓨전반도체`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의 또다른 미래 성장축은 메모리와 시스템 LSI를 결합한 퓨전반도체.
삼성전자는 고용량 메모리와 저전략 AP(Application processor)를 하나의 패키지로 구현한 메모리-시스템 LSI 융합 반도체인 MSP(Multi-Stacked Package)를 개발, 8월 양산에 들어갔다. 모바일 중앙처리장치(CPU)를 비롯해 MP3용 솔루션, 카드용 솔루션 등 3가지 제품이다.
올해초 256 메가 모바일 SD램과 512 메가 낸드플래시를 집적한 MSP을 개발, 양산에 돌입한 삼성전자는 MSP기술 표준화를 지속 추진, 모바일 솔루션시장을 선도해 나갈 계획이다.
황 사장은 "시스템 LSI 경쟁력 강화 및 메모리-시스템 LSI간 시너지 극대화가 선행되지 않고서는 양적·질적으로 세계 최정상의 자리를 달성할 수 없다"면서 "5대 일류화 제품 육성, 지난 6월 300mm 전용라인 가동 개시, 메모리-시스템 LSI 융합 퓨전 반도체 등을 기반으로 3~4년내에는 시스템 LSI 톱5 업체로 발돋움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올해로 4년째 세계 1위를 고수하고 있는 디스플레이 구동칩(DDI)을 포함해 CMOS 이미지 센서(CIS), 모바일 CPU, 칩카드 IC, 미디어 플레이어 SoC 등을 시스템 LSI 5대 일류화 제품군으로 선정, 집중 육성하고 있다.
황 사장은 "원낸드(OneNAND)라는 퓨전반도체를 이미 양산중에 있는 등 퓨전반도체 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원낸드를 포함한 퓨전반도체의 매출을 올해 3억달러에서 2008년에는 20억달러 이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원낸드는 낸드플래시 저원가 구조와 노어플래시 고속 동작의 장점을 동시에 갖추고 있으며, 로직기능을 추가 탑재해 고성능 휴대폰, PDA 등에 채용되고 있는 업계 최초의 퓨전반도체다.
◇삼성전자 반도체 하반기 매출 사상 최대 전망
올해 하반기 삼성전자의 반도체부문 매출이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황 사장은 "올해 세계 반도체시장 성장률은 5%로 예상되지만 삼성전자는 이보다 훨씬 높을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3분기 반도체 매출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4분기에는 3분기보다 더 많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지난 2분기 반도체부문 매출은 4조1700억원으로, 전분기대비 7% 감소했었다. 2분기를 저점으로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본격적인 성장을 예고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