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도 '크리스마스 이브'가 있을까
by김호준 기자
2021.12.24 11:17:33
24일, 김정일 국방위원장 최고사령관 추대된 날
김정은 국무위원장 조모인 김정숙 생일이기도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4일 수재민에 새집을 지어주고, 육아정책을 강화한 올해를 되돌아보며 “사회주의, 그 품이 있는 한 우리의 복된 생활은 영원하고 그 품에 안겨살기에 희망도 미래도 언제나 창창하다”라고 사회주의 제도를 치켜세웠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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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호준 기자] 북한은 크리스마스 이브인 오늘(24일) 이른바 3대 ‘백두혈통’ 일가를 기념한다.
이날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최고사령관으로 추대된 날이자 김정일의 생모이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조모인 김정숙의 생일이기 때문이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위대한 장군님의 불멸의 조국 수호업적 만대에 길이 빛나리’ 제목의 기사에서 “이 땅 어디에나 장군님(김정일)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과 다함 없는 경모의 정이 차 넘치고 있다”며 최고사령관 추대일을 기념했다.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와 ‘조선의 오늘’은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를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으로 높이 모신 30년’이라고 쓰인 배너를 홈페이지에 내걸기도 했다.
1917년 12월 24일 출생한 김정숙의 생애를 조망하는 기사들도 배너와 함께 배치됐다.
조선의 오늘은 ‘혁명의 미래를 안아 키우신 백두산 여장군’ 제목의 기사에서 “오늘은 온 겨레가 항일의 여성 영웅으로 끝없이 칭송하는 김정숙 어머님의 탄생 104돌이 되는 뜻깊은 날”이라면서 분위기를 띄웠다.
북한에서 김정숙은 김일성의 부인이자 항일빨치산 투쟁 전우로, ‘백두산 여장군’으로 신격화되고 있다.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4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 추대 30주년을 맞아 “위대한 장군님의 불멸의 조국수호업적이 만대에 길이 빛나리”라고 기념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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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TV도 이날 평일임에도 오전 9시부터 방송을 시작, 기록영화 ‘위대한 영장을 모시어’ 등 김정일의 ‘선군업적’을 찬양하는 프로그램과 김정숙의 이름을 딴 김정숙평양제사공장을 소개할 예정이다.
개인의 종교 행위가 금지된 북한에서는 어떤 방식으로든 주민들이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북한은 헌법을 통해 명목상 ‘신앙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고 극히 일부 교회나 성당이 성탄 예배나 미사를 열기도 하지만, 일반 주민의 종교 활동은 처벌 대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