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순용 기자
2015.02.17 09:56:02
키 줄어들고 무릎 움직일 때 소리 난다면, 퇴행성 관절염 의심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예년에 비해 긴 설 연휴가 다가왔다. 오랜만에 모인 가족들이 이야기 꽃을 피우는 풍경이 각 가정마다 펼쳐질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자식들과 손자와 함께 있다는 사실만으로 자신이 아프고 불편한 점은 알리려 하지 않는다.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좋은 선물을 드리는 것도 좋지만 이번 설에는 부모님의 건강 상태를 살펴보는 것은 어떨까?
◇줄어든 키·무릎 움직일 때 소리나면, 퇴행성 관절염 의심
나이가 들면 얼굴에 주름이 느는 것처럼, 관절이 노화되면 관절 사이에 윤활유 역할을 하는 관절연골이 나이 들어 마모되고 손상된다. 특히 퇴행성 관절염 말기 환자들의 경우 신장이 크게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난다. 따라서 설 명절에 부모님을 찾아 뵈었을 때 부모님의 신장이 크게 줄어들었다고 생각되면 퇴행성 관절염 증상이 심해진 것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퇴행성관절염은 관절연골이 나이 들고 마모돼서 손상되는 질환이다. 이로 인해 다리가 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신장이 줄어든 것처럼 보이고 휜 다리가 밸런스가 맞지 않아 관절뼈와 연골 손상이 더 가중되어 관절염이 점점 더 심해지게 된다.
부모님이 앉았다 일어날 때 선반을 잡고 일어나거나 걸음걸이가 불편해 보이고, 이동속도가 많이 느려졌다면 관절 건강에 이상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서 있을 때 무릎 사이에 주먹크기 이상의 틈이 벌어지거나 통증이 지속되면 퇴행성 관절염일 가능성이 높다. 무릎이 잘 구부려지지 않거나, 무릎을 움직일 때 소리가 나는 것도 퇴행성관절염을 의심하게 하는 징후다.
◇ ‘만세’ 자세가 힘들면 ‘회전근개파열’, ‘열중쉬어’ 자세 힘들면 오십견
부모님의 건강상태는 말보다 부모님의 움직임에서 더 정확하게 드러난다. 팔의 움직임이나 자세를 보면 아픈 곳을 알아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어깨질환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회전근개질환은 외상에 의해서 생길 수도 있지만, 퇴행성 변화에 따라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만약 부모님이 ‘만세’ 자세나 ‘옆으로 나란히’를 할 때 자세를 유지하기 힘들다면 회전근개 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또 무거운 물건을 드는 것을 어려워하고, 숟가락, 젓가락, 컵 등 가볍게 들던 물건을 드는데도 힘들어 해도 이 질환을 의심하고 정확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
또 부모님이 손을 등 뒤로 돌리는 ‘열중쉬어’ 자세를 어려워한다면 오십견일 확률이 높다. 오십견 환자들은 만세자세가 어렵고 옷을 갈아입거나 머리를 빗는 동작이 안 되는 경우도 있다. 회전근개 질환과 오십견의 차이점이 있다면, 회전근개 질환의 경우 다른 사람이 도와주면 팔을 들어올리는 자세를 할 수 있지만 오십견 환자들은 다른 사람이 옆에서 도와줘도 통증 때문에 팔을 들어올리지 못한다.
부모님들은 어깨 통증이 나타나면 대부분 오십견이라 생각한다. ‘나이가 먹어 그렇지’라며 적극적인 치료보다는 찜질이나 파스, 안마 등으로 통증을 참고 견디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자가진단에 의해 병원을 늦게 찾아 어깨통증을 더 키우게 된다. 따라서 통증이 지속된다면 부모님을 병원에 모시고가서 정확한 진단을 통해 빠른 치료를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오래 서있거나 걷지 못면 ‘척추관협착증’ 의심
척추관협착증은 척추관의 전후좌우가 좁아져서 신경을 누르게 되고 혈액순환 장애가 나타나서 극심한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명절에 찾아 뵌 부모님이 오래 서있지 못하거나 100m만 걸어도 다리가 저리고 아파서 앉으려고 하거나 발이 시리고 저림 증상이 지속된다면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척추관협착증은 대부분 나쁜 생활습관으로 인해 증세가 심해진다.
특히 집안일을 하면서 바닥에 앉아 구부정하게 허리를 구부리는 자세를 많이 취하는데, 이러한 자세를 반복할 경우 척추관절이 밀리거나 두꺼워지는 퇴행성 변화가 나타난다. 따라서 부모님이 집안 일을 할 경우에는 의자에 앉거나 똑바로 서서 허리를 곧게 펴도록 하는 것이 좋다.
이정준 바로병원 원장은 “명절 후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병원을 찾는 자녀들이 늘어난다”며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자녀들에게 부담주기 싫어 통증이 있더라도 참고 내색하지 않는다. 그럴수록 자녀들은 자주 부모님을 찾아 뵙고 건강상태를 꼼꼼히 체크해 질환 예방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