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홍정민 기자
2001.08.27 18:21:48
[edaily] 대만이 사그라드는 경제를 회생시키기 위해 애쓰고 있는 가운데 올해 말쯤에는 경제가 되살아나리라는 희망이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고 아시아 월스트리트 저널이 27일 보도했다.
통화공급과 신규 합병 움직임 등 경제 회생의 신호는 지난 일요일 경제 자문위원회가 대만정부에 대해 대중국 투자 및 통상에 대한 규제를 완화할 것을 제안함과 동시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대만 정부에 따르면 대만경제는 2분기에 2.35%나 위축됐으며 3분기에는 2.45% 침체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3분기에는 바닥을 치고 이후 급속히 회복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대만 경제 연구소의 청청은 국내 지출이 다시 늘어나면 내년에는 4%의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대만의 수출주도형 경제가 미국의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해 왔으므로 연말에 미국의 기술관련 지출이 증가하면 대만경제가 한국 등 경쟁국보다 훨씬 빨리 반등에 성공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비관론도 만만치 않게 대두되고 있다. 모건 스탠리 딘 위터의 앤디 시에는 올해 경기가 1.4% 위축될 것이며 내년에는 2.6%만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부실채권 등의 구조적인 문제가 장기적인 경제성장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대만의 신용경색이 차차 완화되고 있다는 사실은 국내 지출이 증가하리라는 긍정적 신호로 작용하고 있다. 대만 중앙은행은 통화공급을 늘리기 위해 노력해 왔으며 지난 금요일 7월중 통화공급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3%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작년 최고치에 비해 58%나 폭락한 최근 대만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BNP빠리바 증권의 레이몬드 푸는 "시중에 유동성이 늘면 투자자들은 주식을 살 것"이라고 말하면서 대만증시가 올해 안에 33% 상승할 것이라 내다봤다.
또 이달들어 대만기업들의 인수합병 움직임도 활발해 지기 시작했다. 분석가들은 인수합병이 기업의 효율성을 진작시키는데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골드만 삭스의 대만 지부장 데이비드 창은 "이같은 추세가 계속돼 더욱 많은 인수 합병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경기 상승 기운이 부실채권 청산과 같은 장기적인 경제구조 개혁의 원동력을 저해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있다.
메릴린치의 리서치 국장 스펜서 화이트는 "상당히 실질적인 위험이 아직도 상존한다"면서"정부가 이러한 위기를 이겨내지 못하면 대만은 결정적인 기회를 놓쳐버리는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