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삼성전자 던지기 배경과 전망-증권사종합

by허귀식 기자
2000.08.31 21:33:51

31일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매도 규모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히 삼성전자에 대한 "폭격" "기습"이라고 할만하다. 외국인은 이날 삼성전자를 105만3000주, 2946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올들어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100만주이상 순매도한 경우는 처음이다. 9월 첫날 이들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증권사들은 대체로 단기적으로는 외국인투자자들이 더 매도할 수 있으나 매도세가 지속되기보다는 얼마 안가 조정과정을 거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증권사들의 분석과 전망을 요약한다. ◇KGI=시장의 관심은 재차 한국의 대표주인 삼성전자로 집중되고 있다. 7월 중순까지만 하더라도 "삼성전자 주식은 사면 먹는다"는 단순하면서도 불변의 법칙이 적용됐다. 이제는 너무 커진 몸집때문에 전체 시장을 휘청거리게 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본질가치 대비 저평가됐다고 주장해도 소신에 따라 파는 데는 이겨낼 장사가 없는 법이다. 외국인들이 이처럼 소신을 갖고 아끼던 삼성전자 주식을 집중 매도하는 데는 무엇보다 포트폴리오 재편 과정에서 비중 축소가 주된 이유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좋은 기업이라도 56%라는 대규모 지분 보유율은 부담감을 주는 부분이다. 서로(외국인들)간의 눈치보기를 유발시킬 수 있다. 어느 한 쪽에서 큰 물량이 터질 경우 다른 보유펀드들도 한번쯤 불안함에 매도를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반도체 경기 논쟁이 끊이지 않고 있는 시기와 맞물리며 추가적인 매물 출회가 가능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한화=반도체의 경우 64D램기준으로 현재 8달러대에서 4분기 9달러대까지 상승이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경기변동이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삼성전자가 지난 2년동안 보여준 안정적인 주가상승을 더이상 기대하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된다. ◇교보=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매도공세는 전일 미국 증시에서 나스닥지수가 상승세를 지속했음에도 불구하고, D램 반도체주인 마이크론테크날로지 주가는 4.08%의 급락한 것이 원인으로 작용했다.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주가는 이틀째 하락했고 하락폭도 컸었다. 미국 증시 요인 외에도 향후 업황 호전세가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감이 지속되고 있는 점도 부담. 따라서 이러한 부정적 요인들이 일단락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매도세가 일단락되는 것도 쉽게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지수 영향력이 매우 큰 거래소시장의 특성상 종합주가지수의 움직임이 상승반전할 것이라는 전망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삼성전자 급락 외에도 SK텔레콤 등 주요 통신주들의 주가상승 모멘텀이 크게 상실되고 있다는 점도 부담거리. 외국인이 금융주에 대한 매도공세고 크게 강화했다는 점은 지수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매도공세를 강화하긴 했으나 한전 현대차 등에 대해선 여전히 견조한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는 점, 현대전자와 우량은행주에 대해서는 매도공세가 우세했지만 매수세도 만만치 않았다는 점은 외국인이 매도 일변도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키움닷컴=31일 105만주를 포함해 최근 4일간 외국인의 삼성전자 순매도물량은 총131만주에 이른다. 지난 8월 8일 이후 25일까지 순매수한 149만주 대부분을 매도한 것이다. 이는 ①9월 14일 선물 옵션 만기일에 앞서 과다보유한 삼성전자 주식 축소 ②미국 반도체주가 하락 및 반도체 산업 싸이클에 대한 불확신 등 반도체주 자체에 대한 불안감, 각종 소송에 연루되면서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 램버스사 주가가 최근 4일간 10%안팎 하락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전일 1.2% 하락하며 연4일 약세를 기록한데 따른 것이다. 또 ③모 외국계 증권사의 투자등급 하향 예정 소식 ④현물과 선물을 연계한 단기 차익 추구 등도 매도요인으로 거론된다. 가능한 이유는 한두가지가 아니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삼성전자가 단기간에 반등하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외국인이 다시 삼성전자를 매수하더라도 선물 옵션 만기일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다. ◇LG=반도체 관련주에 대한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질지에 대한 전망은 단기와 중기로 나눠 생각할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외국인 매도세가 좀더 이어질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올해 한해동안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매매동향을 살펴보면 하루 순매도량이 20만주 이상 출회되었을 경우 적어도 3일이상 매도를 이어간 경우가 많았다. 또한 선물 옵션 만기일을 얼마 안 남겨두고 수급 여건이 극도로 위축된 상황에서 선물과 연계해 수익률을 극대화시켜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지수 연관도가 높은 반도체 관련주를 매도 타겟으로 정하고 선물과 옵션의 포지션 정리때까지 매도세를 지속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중기적으로는 외국인의 매도세가 추세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내년까지 반도체 산업의 호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올해 외국인 투자자의 삼성전자 평균 매입단가가 28만원선인 점을 고려하면 삼성전자가 추가 하락할 때 저가매수세가 적극 유입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반도체 관련주의 주가 동향도 부정적이지만은 않다. 추가적인 조정국면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근래 저가매수세의 유입이 가시화되고 있어 조만간 반등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