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국 뚫리고·전염력 10배 변종도…코로나19 2차 팬데믹 오나

by김보겸 기자
2020.08.17 17:04:36

전세계 코로나 확진자 2200만명 육박
여름 휴가철 맞은 유럽 관광지서 재확산
'코로나 청정국' 뉴질랜드·베트남도 감염
말레이 방역당국 "전염력 10배 변종 발견"

지구촌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사진=AFP)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전 세계 곳곳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스페인과 프랑스 등 유명 관광지에서 확진자가 다시 폭증하고 있다. 특히 국경을 폐쇄하고 외국인 입국을 금지하는 적극적 방역 정책을 앞세워 ‘확진자 0명’을 기록했던 뉴질랜드와 베트남에서도 국내감염이 확인되는 등 코로나19가 2차 팬데믹(대유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간) 기준 전 세계에서 24시간동안 신규 확진자가 29만4237명 추가됐다. 일일 신규 확진자 규모로 는 최고치다. 세계 곳곳에서 1초마다 3.4명씩 감염되는 셈이다. 이로써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는 2182만6450명, 사망자는 77만3072명을 기록했다.

특히 유명 관광지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뚜렷하다. 유럽인들의 여름철 인기 휴양지로 손꼽히는 스페인은 이달 들어 하루 1500~3000명의 신규 확진자가 매일 발생하고 있다. 스페인은 지난 3월부터 3개월간 봉쇄조치를 취해 하루 확진자가 150명대까지 내려갔지만 재확산 기류가 뚜렷해지면서 감염자가 급증했다. 16일 기준 스페인의 누적 확진자 수는 35만8843명으로 유럽에서 가장 많다. 사망자는 2만8617명이다. 이에 따라 스페인은 길거리 흡연을 금지하고 나이트클럽 등 밀폐된 공간을 폐쇄하는 등 봉쇄 조치를 강화했다.

프랑스 역시도 여름 휴가철을 맞아 감염자가 다시 늘었다. 프랑스에서는 15일 하루만에 신규 확진자가 3310명이 나와 일일 확진자 수 최고치를 찍었다. 봉쇄조치를 통해 일일 확진자 수를 수백 명 선까지 줄였지만 봉쇄가 완화되며 여름 휴가철이 맞물리며 외국인 입국자가 늘자 7월 이후 확진자 규모가 급증하고 있다.

현재까지 프랑스에서 누적 확진자는 21만8536명, 사망자는 3만410명을 기록했다. 추가 봉쇄조치를 피하고자 엘리자베스 본 노동장관은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유럽에서 확진자가 두 번째로 많은 영국에서도 연일 1000명을 웃도는 기세로 감염자 수가 늘고 있다. 영국의 코로나 확진자는 16일 기준 31만8484명으로 집계됐다. 영국의 일일 신규 확진자는 지난 9일 6주 만에 처음으로 1000명을 돌파했고 이후에도 10일 하루를 빼고는 계속 1000명을 넘어서고 있다. 영국은 스페인에 이어 프랑스발 입국자에 대해서도 2주간 자가격리 의무화를 추진했다.

‘확진자 0명’을 선포한 이른바 ‘코로나 청정국’에서도 다시금 감염자가 속출하고 있다. 뉴질랜드는 지난 11일 오클랜드에서 지역사회 감염자가 4명 나왔다. 지난 6월8일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코로나19 환자가 회복하고 종식을 선언한 지 두 달만이다. 11일 이후에도 거의 매일 10여명씩 코로나19 감염자가 속출하며 현재는 69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코로나19 재확산이 현실화되자 뉴질랜드는 9월19일 치러질 예정이었던 총선을 10월17일로 4주 미뤘다.



지난 3월부터 국경을 걸어잠그고 외국인 입국을 금지한 베트남에서도 100일 만에 코로나19 국내감염 사례가 다시 나왔다. 지난달 25일 유명 관광지 다낭에서 확진자가 발생해 하노이와 호찌민 등 15개 지역으로 확산했고 현재는 964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사망자도 24명이나 됐다. 베트남은 중국과의 국경을 폐쇄하고 봉쇄조치를 단행했지만 재확산을 피할 수 없었다. 베트남 정부는 밀입국자에 의한 코로나19 재유입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국경 통제와 밀입국 단속을 강화했다.

라오스는 지난 6월11일 동남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선포했다. 하지만 지난달 24일 102일만에 감염자가 나왔다. 라오스 보건부에 따르면 확진자는 라오스 수력발전 사업에서 근무하는 32세 한국 남성이다. 일본에서 한국을 거쳐 라오스에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말레이시아에서는 코로나19보다 전염력이 10배나 강한 변종 바이러스가 발견된 것으로 알려져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누르 히샴 압둘라 말레이 보건총괄국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시바강가 등 바이러스 집중 발병 지역 두 곳에서 4건의 돌연변이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말레이 의학연구소 연구진은 이 바이러스를 ‘D614G’로 명명했다. 이 바이러스는 인도와 필리핀 등에서 돌아온 이들에게서 지난달 발견됐으며 해당 지역에서 추가 검사가 진행 중이다.

압둘라 총괄국장은 “변종은 중국 우한(武漢)에서 발견된 원래 바이러스보다 전염력이 10배가량 강하기 때문에 슈퍼전파자에 의해 쉽게 옮겨질 수 있다”고 말했다.그는 변종으로 인해 기존 백신 연구가 불완전해지거나 효과가 없게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세계 최대 개신교회인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