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청문회 정국'… 경찰청장·통일장관·국정원장 '송곳 검증' 벼르는 통합당
by권오석 기자
2020.07.19 17:02:46
뒤늦게 막 오른 21대 국회… '거물급' 인사청문회 예정
20일 경찰청장·23일 통일장관·27일 국정원장 후보자
벼르는 통합당 "후보자 자질 및 정책 검증 철저히 할 것"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여야가 본격적인 인사청문회 정국에 돌입한다. 지난 16일 21대 국회 개원식 이후 창과 방패의 대결이 시작되는 셈이다. 미래통합당은 송곳검증을 벼르고 있다. 국정원장·통일부장관·경찰청장 후보자의 도덕성은 물론 정책능력에 대해 융단폭격을 퍼붓고 있다. 방어에 나선 더불어민주당은 후보자의 정책능력을 부각시키며 야당의 공세에 맞선다는 입장이다.
| 이인영 통일부장관 후보자가 지난 16일 국회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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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회는 20일 김창룡 경찰청장 후보자를 시작으로 줄줄이 이어진다. 특히 중진의원 출신인 이인영 통일부장관 후보자와 ‘정치9단’ 박지원 국정원장 후보자 청문회가 주목을 끈다. 대개 국회의원 출신 후보자들은 청문회를 무난히 통과해왔다. 하지만 남북관계가 긴장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유관 부처인 통일부와 국정원을 지휘할 수장을 보다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는 게 통합당 입장이다.
통합당은 23일 이인영 통일부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 송곳 검증을 통해 이 후보자의 ‘아들 의혹’을 파헤칠 계획이다. 이 의원의 아들은 스위스 호화 유학, 병역 면제 논란 등에 휩싸인 상태다. 통합당 외교통일위원들은 간사인 김석기 의원을 중심으로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김천식 전 통일부 차관·이범찬 전 국정원 차장보·김기웅 전 통일부 남북회담 본부장 등이 참여한 자문단을 꾸려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김석기 의원은 “여러 자료를 수집하고 전략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며 “후보자의 자격 여부를 철저히 검증할 것”이라고 했다.
|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후보자가 지난 8일 서울 영등포구 자택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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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27일 열릴 박지원 국정원장 후보자의 청문회에서도 정보위원회 여·야 간 강력한 충돌이 예상된다. 박 후보자는 이른바 ‘황제 복무’ 의혹을 받고 있다. 박 후보자는 1965년 4월 15일에 입대해 1967년 9월 23일 육군 병장으로 만기 전역했다. 그러나 단국대 졸업증명서에선 1965년 9월 1일에 입학해 3학기 만인 1967년 2월 28일에 졸업했다. 이는 박 후보자가 군 복무 중에 단국대를 편입·졸업을 하고 제대했다는 것이다. 박 후보자 측은 복무 중 부대장의 배려가 있었다고 해명했으나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정보위 통합당 간사인 하태경 의원은 지난 16일 청문자문단 및 정보위원 회의에서 “본인 학력이 무효가 될 수 있다. 대학 학력이 무효가 되면 인생 전체가 무효가 된다”며 “그 학력을 근거로 선거, 공직에 나가고 굉장히 심각한 문제다. 학위 부정취득 문제에 대해서도 명확히 답변하라”고 요구했다.
|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이화장에서 열린 이승만 전 대통령 서거 55주기 추모식에서 추모사를 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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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번 인사청문회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주 원내대표는 19일 이승만 전 대통령 서거 55주기 추모식에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자질이든 정책이든 철저히 검증하겠다. 경찰청장 청문회에서는 우선 후보자 본인의 자질부터 먼저 검증하고 그 다음에 경찰이 수사권을 독립하는 데 있어 수사과정에서 독립을 지킬 만한 여건이나 자세를 갖췄는지를 중점적으로 볼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 ‘박원순 청문회’로 흘러갈 가능성을 제기하는 가운데, 검·경 수사권 조정 등 본연의 사안도 놓치지 않겠다는 의미다.
이어 박지원 후보자에 대해서는 “정보기관은 적을 추적하고 냉정하게 파악해야 하는 기관인데, 과연 적과 친분관계가 있는 분이 국정원장을 맡아서 되겠는가”라며 “문 대통령이 어떤 생각으로 국정원장으로 임명했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고도 덧붙였다. 이는 과거 박 후보자가 노무현 정부 당시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대북 불법송금을 주도, 직권남용과 외국환거래법 및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혐의로 징역을 선고받았던 선례를 말한 것이다.
민주당은 방어선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일단 경찰청장 후보자 청문회가 ‘박원순 청문회’로 흘러가는 걸 막는 데 주안점을 둔다는 입장이다. 이인영, 박지원 후보자의 경우 논란을 가리기 위해 정책적 능력을 최대한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