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박지혜 기자
2019.05.07 09:23:54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은 유시민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잘 써서 비밀조직을 지켰다”고 말한 그 진술서를 공개했다. 진술서 공방은 심 의원의 공방 의도와 유 이사장의 거짓말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심 의원은 지난 6일 보도자료를 통해 “역사 앞에 서는 각오로 유 이사장과 본 의원의 진술서를 가감 없이 국민 앞에 공개한다”며 포털사이트 블로그에 두 사람의 진술서 원본을 게재했다.
심 의원과 유 이사장은 1980년 당시 전두환 신군부에 맞서 학생운동을 함께 한 서울대 총학생회의 회장과 대의원회 의장이었다.
두 사람의 진술서 진실 공방은 유 이사장이 지난달 20일 KBS 2TV ‘대화의 희열2’에 출연해 1980년 민주화 운동 당시 상황을 언급하면서 시작됐다. 방송 이후 심 의원은 “당시 유 이사장의 진술서가 동료들을 겨눈 칼이 됐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유 이사장은 노무현재단 유튜브 채널 영상 ‘1980 서울의 봄, 진술서를 말할레오’를 통해 “감출 것은 다 감췄고 부인할 것은 다 부인했다”며 “계엄사 합동수사부에서 쓴 진술서에 신계륜(당시 고려대 학생회장), 이해찬(당시 서울대 복학생협의회장) 등 (당국이) 다 아는 것만 썼다. 다른 내용도 비밀이 아닌 별 가치 없는 진술이었다”고 반박했다.
이같은 반박에 심 의원은 “(유 이사장이) 다시 한번 진실을 왜곡하는 예능의 재능을 발휘했다”며 “유시민의 합수부 진술서는 내가 체포되기 전인 6월 11일과 12일에 작성됐다”고 페이스북을 통해 재차 주장했다.
심 의원은 또 유 이사장의 진술서를 공개하며 “2011년 5·18민주화운동 기록물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김대중내란음모사건 기록은 지금까지 국민 앞에 공개된 적이 없다. 따라서 김대중내란음모사건 재판기록 안에 포함된 합수부 진술서 공개는 국민의 알권리 측면에서도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어 “유시민의 진술서는 전지적 관점에서 관찰자적 시각으로 학우들의 행적을 상세히 기록하고 있었다”며 “그의 진술서는 심재철의 공소사실의 핵심 입증 증거로 활용됐고 제 이름은 모두 78번 언급됐다. 제 공소사실의 90%를 입증해 증거의 요지로 판시됐지만 유시민은 불기소로 석방됐다”고 주장했다.
심 의원은 “(유 이사장은) 학생회 간부로 공개된 사람들에 관해서만 진술했다고 말했지만 실제로는 복학생 등의 가두시위 독려 등 학생운동권 내부 움직임 등을 진술해 다른 학우들에게는 직접적인 위협의 칼날이 됐다”고 강조했다.
진실 공방에 불씨를 붙인 심 의원에 대해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은 “노이즈마케팅”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유 이사장은 당시 조직을 보호하기 위해 이미 드러난 이 대표 등을 진술했다고 밝힌 반면, 심 의원은 이 대표 등 드러나지 않은 학생운동 지도부까지 유 이사장이 진술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의 측근은 “심 의원이 유 이사장과 동급으로 올려놓고 주목을 받으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반면 진술서 작성 날짜를 놓고 유 이사장의 거짓말한 것 아니냐는 새로운 논란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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